'기업 천국' 텍사스, NYSE도 증권거래소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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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그룹이 미국 텍사스주에 신규 거래소를 연다. 법인세 제로(0), 규제 완화 정책으로 텍사스에 몰려드는 기업의 신규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12일(현지시간) NYSE그룹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완전 전자 거래 방식의 NYSE텍사스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NYSE그룹은 규제당국 승인을 얻는 대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143년간 운영해온 NYSE시카고를 텍사스주로 이전할 계획이다. NYSE시카고는 1882년 설립된 시카고증권거래소가 2018년 NYSE그룹에 인수된 뒤 바뀐 이름이다.

린 마틴 NYSE그룹 회장은 “텍사스는 NYSE 상장사가 가장 많은 주로, 지역 기업가치가 3조7000억달러(약 5300조원)에 달한다”며 “친기업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시장 리더”라고 추켜세웠다.

텍사스주는 낮은 법인세와 기업 친화적 규제 정책을 내세우며 수년간 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텍사스주는 연방 법인세율과 별도로 적용되는 주 법인세율이 0%로 50개 주 가운데 가장 낮다. 캘리포니아주 법인세율은 8.84%, 뉴저지주는 최대 9%에 이른다.

2021년 캘리포나아 팰로앨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한 테슬라를 필두로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 셰브런, 찰스슈와브 등 300여 개 기업이 지난 10년간 텍사스로 본사를 옮겼다. 미국 상장 기업 10개 중 1개가 텍사스주에 있다. 또 텍사스주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330만 개가 넘는다.

텍사스에 여러 거래소가 들어서며 댈러스가 뉴욕, 실리콘밸리와 경쟁하는 금융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랙록, 찰스슈와브 등의 지원을 받는 텍사스증권거래소(TXSE)그룹은 지난달 증권거래소 운영 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를 당국에 제출했다.

TXSE는 NYSE와 나스닥의 상장·거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낮은 거래 비용을 내세워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의 다양성 목표 등을 요구하는 나스닥, NYSE와 달리 거래소를 경영자 친화적으로 운영해 규제 비용을 없앤다는 입장이다. TXSE는 2026년 첫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스닥 역시 최근 텍사스주 사업 강화 방침을 제시했으며 텍사스주를 비롯해 미국 남부와 남미 지역을 관할할 책임자를 임명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미국의 금융 수도가 될 것”이라며 “NYSE텍사스 출범과 함께 미국에서 우리의 금융 역량을 확장하고, 세계 무대에서도 경제 강자로서 텍사스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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