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황금연휴에 제주도 가려고 했는데 돌아오는 항공권은 찾을 수가 없네요."
오는 5월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제주로 오가는 항공권이 부족해지면서 도민과 관광객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수학여행객이 몰리는 시기인데다 직장인의 경우 5월2일 하루만 연차를 쓰면 1일 노동절부터 주말 포함 6일의 황금연휴가 생겨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항공편이 줄어들면서 항공권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5월 항공권 구하기 힘들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5월 대체 무슨 일인가요"라며 "황금연휴 때문인지 6일 김포로 돌아오는 항공권이 없다"고 했다. 또 "일본 여행 경비 너무 비싸 이번엔 제주로 몰렸나"라는 반응도 나왔다.
제주 여행 수요가 몰리면서 평소 10만원대였던 편도 운임은 20만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김포행 항공권이 매진되자 일단 5일 돌아오는 편을 예매한 뒤 수시로 예약 상황을 확인해 보겠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업계에선 5월 제주는 수학여행 특수로 여행객이 몰리는 시기로 항공편과 숙소 예약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올해는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이 포함된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까지 이어지면서 일찍부터 항공권 확보난이 우려됐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제주 방문객 수는 126만7892명으로 월별 기준 8월(129만9920명) 다음으로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황금연휴와 수학여행 시즌이 겹치면서 제주로 오가는 항공편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며 "5월 초를 전후해 공휴일이 몰린 일본 골든위크 기간 일본 여행 경비 증가에 따른 국내 여행 수요도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항공편이 줄어든 것도 항공권 예약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운항 편수는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이 정점이었던 2022년 17만1754편이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2023년 16만1632편으로 감소한 데 이어 작년 15만6533편으로 2년 만에 8.8%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자 항공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 높은 국제선에 항공기를 우선 투입하면서 제주행 운항 편수가 줄어들었다. 제주 관광업계에서는 항공노선 축소에 따른 항공권 예약난과 가격 상승 등으로 여행객의 제주행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행객은 물론 도민이 이용할 항공 좌석도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의 이러한 지적에 도는 국내 항공사에 항공편 확대와 신규 노선 개선 등을 요청했다. 항공업계는 오는 30일 시작되는 하계 스케줄에 맞춰 노선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하계스케줄이 시작되는 오는 30일부터 주 5회 제주~진주 노선을 신설하고, 제주~여수 구간을 주 3일에서 매일 운항으로, 제주~부산 노선도 하루 2편 증편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부산(김해)~제주 노선을 하루 왕복 4회 운항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 관광업계가 항공편 증편을 요구해왔던 만큼 항공사의 공급 확대가 관광객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면서도 "지난해 잇따른 논란으로 급감했던 여행객 유인을 위한 이미지 개선과 여행 만족도 향상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