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해도 이만한 투자 없다"…작년 이어 올해도 달릴 이 회사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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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해도 이만한 투자 없다"…작년 이어 올해도 달릴 이 회사 [이시은의 투자고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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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걸 캄투자일임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이호걸 캄투자일임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질 회사는 애초에 투자하면 안 됩니다.”

이호걸 캄투자일임 대표는 1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딥시크 쇼크’든 ‘관세 전쟁’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잘 나가는 회사는 있다”며 “진부하지만 삼양식품과 ‘매그니피센트7(M7)’의 메타가 올해도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가치투자동아리 ‘스누밸류’ 출신인 그는 2019년 동아리 동료와 레인메이커자산운용을 공동 창업하고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23년부터는 캄투자일임을 세워 국내와 해외 주식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불닭' 삼양식품, 9년간 10배 올랐다

이 대표는 “올해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적지만 전망이 밝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관세 충격 같은 단기적 출렁임보다 반도체·차·바이오·화학 등 주요 업종이 중국발 저가 공습에 구조적으로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미 증시도 지난해와 같은 폭발적 상승세를 보이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투자처 모두 어느 때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주시할 때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서 이 대표가 주목하는 기업은 작년 254.17%나 급등한 삼양식품이다. 그는 “사실 삼양식품이 우상향하기 시작했던 시기가 2016년이란 점을 많이들 간과한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이 수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때로, 2005년 상장 이후 2만원대를 횡보하던 삼양식품 주가는 이후 2023년까지 10배가 뛰었다. 이 대표는 “이쯤 되면 매운 라면은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외국인들 ‘입맛 카테고리’에 정식으로 추가됐다고 판단해야 한다”며 “최근 설립을 결정한 중국 공장이 마련되면 현지 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고, 유럽·남미 등 공략이 가능한 지역도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 영업이익은 올해와 내년 각각 26.88%, 25.18%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주시하는 종목이다. 이 대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따라잡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대체재가 나오더라도 SK하이닉스와 TSMC를 거치지 않으면 제대로 된 HBM을 만들 수 없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것이다. 올들어 SK하이닉스는 19.9% 오르는 등 선전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국내 30%·해외 70% 권장"

이호걸 캄투자일임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이호걸 캄투자일임 대표. /사진=이시은 기자

미 증시에선 메타를 주목하고 있다. 메타는 지난달부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18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이 대표는 “메타의 본질은 광고 기업인데 인공지능(AI) 기술이 실제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며 “중국의 딥시크 등장으로 AI 하드웨어(HW)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과, 스마트 글래스 등 차세대 AI 디바이스 제품군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료 구독자 증가로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넷플릭스도 관심 업체로 꼽았다. 이 대표는 “넷플릭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경쟁이 극심했던 2022년 이후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현재까지 5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기업”이라며 “넷플릭스는 각국의 방송 생태계를 통합 중인 기업이고 광고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실적이 크게 뛸 수 있는 점도 매력”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복잡한 투자 변수 속에서 “‘목계(나무로 만든 닭)’의 격언을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목계는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고사다. 최고의 싸움닭은 마치 나무로 만든 닭처럼 평정심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작년 12월부터 특히 국내 증시를 향한 투자 피로감이 커졌다”며 “매크로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투자의 기본 가치에 충실할 때”라고 말했다. 투자에선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남들이 좋다 하는 테마주를 따라가면 잠깐 수익은 낼 수 있어도 차후 그 과정을 반복하며 다시 돈을 잃을 확률이 높다”며 “미국 주식을 30%, 한국 주식을 70%로 배분하고 가치 투자에 집중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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