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메타버스 플랫폼 3월말 종료
KT ‘원내비’ LG유플 ‘화물잇고’ 중단
통신 3社, 신년사서 ‘AI 성과’ 강조
네이버-카카오도 비핵심사업 축소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새해부터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는 ‘군살 빼기’에 나섰다.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도한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의 활용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6일 ICT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메타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메타버스에 가장 힘을 실었던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서비스를 3월 31일자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2021년 7월 출시한 이프랜드는 팬데믹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엔데믹 이후 메타버스 산업이 침체되고 이용자 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이프랜드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2023년 1분기(1∼3월) 118만여 명에서 지난해 1분기 58만 명가량으로 급격히 줄었다. 넷마블에프앤씨와 컴투스 자회사 컴투버스 등 메타버스에 뛰어들었던 게임사들도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통신시장 포화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던 KT와 LG유플러스도 2025년 새해를 맞아 여러 분야에 펼쳐놓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KT는 길 안내 서비스 ‘원내비’ 운영을 13일부터 중단한다. 출시 7년 6개월 만이다. 3월에는 음성합성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보이스 스튜디오’와 가상인간 영상 콘텐츠 제작 플랫폼 ‘AI 휴먼 스튜디오’ 서비스를 중단한다. KT 측은 “AI 기반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종료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LG유플러스도 2023년 10월 시작한 화물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 사업을 19일로 종료한다. 유아 전용 서비스 ‘아이들 나라’에 이어 선보인 초등학생 대상의 홈스쿨링 서비스 ‘초등나라’ 서비스도 다음 달부터 중단할 예정이다.
통신사들은 군살 빼기에 나서는 동시에 AI 분야에 집중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통신 3사 대표 모두 신년사에서 ‘AI’를 언급하며 AI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빅테크들도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무료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 ‘모두’를 6월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영화와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시리즈온’ 서비스를 철수했다. ‘치지직’ 등 쇼트폼 콘텐츠에 주력하면서 기존 동영상 사업 정리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모빌리티 ‘T바이크’, 영상스트리밍 서비스 ‘카카오 TV’ 사업 등 비핵심 사업을 줄이고 AI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초개인화 AI 서비스 ‘카나나’를 연내 출시하고 ‘AI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이용자 입맞에 맞는 AI 서비스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산업을 찾기 위해 플랫폼 기업뿐만 아니라 통신사까지 문어발식으로 거의 모든 분야에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불필요한 사업 정리로 실탄을 마련해 AI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말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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