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새샘]반복된 사전청약 말 뒤집기… 주택 공급 약속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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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샘 산업2부 차장

이새샘 산업2부 차장
“저희 상황도 토론회 의제로 올려주십시오. 사전청약 당첨자를 외면하지 말아주세요.”

14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주택 공급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부동산 토론회.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 토론회의 채팅창은 나눔형 공공분양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글로 말 그대로 ‘도배’됐다. 토론회장 건물 앞에는 이들이 보낸 항의 트럭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왜 이처럼 격렬히 항의하고 나섰을까. 나눔형 공공분양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방안 중 하나로 2023년 2월 고양창릉 S3블록 공공주택지구 등에서 사전청약이 처음 진행됐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는 대신 실거주 의무 기간을 채운 뒤 공공에만 주택을 매각할 수 있고, 시세차익의 30%는 공공에 주는 방식이다. 당시 정부는 당첨자에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최대 5억 원), 금리 1.9∼3.0%, 만기 40년의 전용 모기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방식임에도 전용 모기지 등 혜택에 힘입어 당시 경쟁률이 17.4 대 1을 나타내며 흥행했다.

문제는 지난달 말 나온 고양창릉 S3블록 본청약 공고문에 이 전용 모기지가 명시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분양가가 오르며 일부 평형은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 당첨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항의한 끝에 국토부가 전용 모기지 수준으로 디딤돌 대출 한도 등을 완화하기로 했지만, 만기나 금리는 디딤돌 대출을 따른다고 공고해 조건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당첨자들이 채팅창을 ‘도배’하게 된 배경이다.

사전청약은 착공과 함께 진행되는 본청약 2, 3년 전에 미리 청약을 받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0년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도입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처음 등장했지만 사전청약을 받은 단지가 아예 사업이 취소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없어졌던 제도다. 이런 우려에도 집값 급등기 주택 수요를 해소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다시 부활시켰던 것이다.

고양창릉 사례처럼 우려는 현실이 됐다. 2024년에는 신도시 사업 자체가 지연되며 본청약 한두 달 전에 갑작스럽게 본청약 연기 통보를 받은 당첨자들이 속출했다. 지난해는 경기 화성시 동탄구에서 진행된 ‘선택형 뉴홈’(임대 거주 뒤 분양 전환을 선택하는 제도) 본청약 때 전용 모기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아 당첨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물론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규제지역 LTV가 40%인 상황에서 LTV 80%의 전용 모기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주택은 공공과 시세차익을 나누는 등 공공성을 담보한 방식으로 공급되는 주택이다. 나눔형 공공분양과 유사한 ‘이익공유형 주택’이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대선 공약에 포함된 적도 있다. 여기에 제공되는 대출이야말로 ‘생산적 금융’이라 봐야 하지 않을까. 사전청약은 도입 초기인 2020∼2022년만 집계해도 3만2000명 이상의 당첨자가 나온 제도다. 사업 지연이나 분양가 인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정부가 스스로 홍보했던 혜택을 철회하는 것은 공급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주택 공급 확대가 최우선 목표가 맞다면, 전 정부 때의 약속이라도 최선을 다해 지키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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