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로 전국에서 28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가운데, 광주 광산구가 물 축제를 강행하려 하다가 비판이 일자 보류했다. 광주에서는 이번 극한호우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23일 광산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26일 첨단1동 미관광장 일대에서 ‘제2회 광산 워터락 페스티벌’을 열 예정이었다. 이 축제는 연예인 초청 공연, 물총 대전, 키즈풀, 얼음 놀이터 등 전형적인 여름 물놀이 행사로 구성돼 있다.
광산구는 이번 수해로 130억 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한 바 있다. 바로 옆 북구에서 수해 사망자도 나왔다. 물 축제를 강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오주섭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국이 수해로 마음 무거운 상황에서 물놀이 축제를 진행한다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며 “심각한 피해를 입은 광산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날 ‘물놀이 페스타’를 열 계획이었던 전남 함평군도 행사를 취소했다. 군 관계자는 “18일부터 운영 중인 물놀이장에서 간단한 행사를 열려 했지만, 수해 상황을 고려해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 장흥군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탐진강과 편백숲 우드랜드 일대에서 ‘정남진 장흥물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장흥은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18년째 이어진 축제로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지원 목적이 크다. 올해는 폭죽 행사 등을 제외해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하고, 축제 수익금 전액을 수해 지역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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