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집중투표제 안건 찬성 76.4%로 가결
영풍 의결권 제한하며 특별 결의 사항 통과
영풍 측 “의결권 제한 위법해 주총 결과도 위법”
고려아연이 23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을 76.4%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통과가 어려운 안건으로 꼽힌 집중투표제가 주총 문턱을 넘은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하고, 이를 통해 사실상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승리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임시 주총을 열어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의 안건을 찬성 가결했다.
이날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참석 주주 중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901만6432주)의 76.4%(689만6228주)가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22.9%(206만7456)로 집계됐다.당초 집중투표제 안건은 통과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었다. 주총 특별 결의 사항인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발행 주식 총수의 3분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회장 측이 이날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율 25.42%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집중투표제 안건 통과가 이뤄졌다.
최 회장 측은 호주에 있는 고려아연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 10% 이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순환출자로 묶인 영풍은 의결권을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풍 측은 “상법의 문언, 법원의 판례, 입법 취지에 비춰보면 상법 제369조 제3항(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은 외국회사이자 유한회사인 SMC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최 회장 측은 이날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에 나서며 사실상 표 대결에서 승리를 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최대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부당하고 위법하다”며 “이 점을 전제로 안건 상정과 표결이 위법한 행위라고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풍 측은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을 두고 고려아연 측과 법적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이 영풍의 고려아연을 의결권을 제한하면, 사실상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영풍 주장대로 고려아연 의결권 제한에 법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당장 이날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상태로 가결한 안건이 무효가 될 가능성도 있다.[서울=뉴시스]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