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갭투자 대신…" 토허제 이후 부자들 몰린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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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 투자 때는 도로와의 관계 잘 살펴야
토허제 지정 후 강남3구 꼬마빌딩 관심 커져
공실 문제 겪는 건물주는 임대 전략 유연하게
하반기부터 거래량, 매매가 반등할 수 있어

“고금리에 따른 거래 감소로 꼬마빌딩에서 당장 매각 차익을 보기는 어려운 시장입니다.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알짜 빌딩'을 선별해야 합니다."

염정오 알스퀘어 매입매각팀 책임은 7일 “강남에서도 개포동과 청담동 간 거래량이 2배 차이 나는 등 양극화가 심해 투자 전략을 잘 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염정오 알스퀘어 매입매각팀 책임이 강남구 알스퀘어 본사에서 꼬마빌딩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염정오 알스퀘어 매입매각팀 책임이 강남구 알스퀘어 본사에서 꼬마빌딩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스퀘어 매입매각팀은 시장 조사, 매물 발굴, 가치 평가 등 꼬마빌딩 매입·매각과 관련한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이 팀에서는 주로 연면적 기준 3300㎡ 안팎의 건물을 꼬마빌딩으로 본다. 층수 기준으로는 통상 8~10층이 많다. 5~6층 규모(연면적 1650㎡)도 꼬마빌딩에 포함된다.

최근 강남 3구(강남·송파·서초구)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꼬마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꼬마빌딩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염 책임은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내 꼬마빌딩 투자에 제약이 많았을 때는 신사동, 논현동처럼 인근 지역 거래가 활발했다”며 “구 단위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재지정돼 꼬마빌딩은 투자가 되는지 물어보는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꼬마빌딩은 아파트와 달리 '개별성'이 커 개인이 투자할 때 자산 가치를 잘 판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아파트는 학군, 역세권 등을 토재로 크게 단지별로 가격이 달라진다. 이와 달리 꼬마빌딩은 양옆에 붙어 있는 건물이어도 가치가 다를 수 있다. 빌딩 가치 판단에 주관성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염 책임은 꼬마빌딩을 고를 때 고려 요소로 접근성과 가시성을 꼽았다. 접근성은 대중교통 편의뿐 아니라 도로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염 책임은 “꼬마빌딩은 보통 대로변이 아니라 한 블록 이면 도로에 있다”며 “사거리 코너에 있어도 도로 폭이 4m 이하면 층수 한계로 가치가 절하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판이 잘 보이거나 도로에서 건물이 눈에 띄는지를 판단하는 가시성도 건물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임차인의 매출 효과와 연결돼서다. 염 책임은 “옆 건물이 더 높게 올라가 있으면 간판을 달아도 전시효과가 적을 수 있다”며 “가시성이 좋은 대표적인 지역이 논현동 가구거리”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가 꼬마빌딩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어 디스코, 알스퀘어처럼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공실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했다. 저금리 시기 발생한 공급 과잉과 내수 경기 침체 등이 맞물려 꼬마빌딩 공실이 대폭 늘었다. 높은 가격과 고금리에 매입한 이들이 높은 임대료에 세입자를 구하려다 보니 공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염 책임은 공실 문제를 겪는 임대인(건물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대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봤다. 렌트프리(무상임대), 인테리어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인 전략이다. 당장 손해를 입는다고 해도 임차인(세입자)이 차 있어야 매각 차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을 트렌드에 맞는 업종으로 변경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기 임대나 팝업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염 책임은 “면적을 조금 축소하거나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가 높은 건 호재락 했다. 그는 “보통 한번 금리가 내려가 시장에 반영되는 시점은 6~12개월 후”라며 “금리 인하 기대가 있어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하반기부터 매매가격이 서서히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제로 금리 시대가 다시 오지는 않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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