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설'에…들썩이는 세종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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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늘고, 호가는 수천만원씩 뛰고 있다.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이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재추진하자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재료로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 이전설'에…들썩이는 세종 집값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73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372건)과 비교해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달 최근 3년 새 최대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반곡·소담·어진동 주요 단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세종의사당이 들어설 예정인 세종동(S-1 생활권)과 인접한 지역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11월 6억4000만원에 거래된 반곡동 ‘수루배1단지캐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7억원에 매매됐다. 어진동 ‘중흥S클래스센텀뷰’(한뜰마을6단지) 전용면적 84㎡는 최근 실거래가(7억3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높은 8억5000만원(11층 기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세종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이달 들어 호가를 올려달라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입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5000만원 정도 상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세종의 아파트 매물은 한 달 전에 비해 8.2% 감소했다. 어진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통령실 세종 이전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매물을 거두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로 호가를 높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대전과 세종, 충북을 잇는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를 추진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2022년부터 장기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심리가 확산하는 와중에 ‘천도론’과 교통 인프라 등 개발 호재가 맞물려 세종 부동산 시장이 반등 채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요인뿐 아니라 수요와 공급, 공기관 입주 등 다양한 변수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법안 재추진과 같은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수도 이전이 실행돼야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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