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3억 빠졌는데…"서울까지 22분" 입소문에 관심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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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2 08:48 수정2025.04.12 08:48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 / 사진=뉴스1

“이전까지 서울 광화문 사무실로 출근하는 데 편도로 2시간 소요됐어요. 지금은 50분이 채 안 걸리네요.”(경기 파주 목동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

국내 첫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인 GTX-A가 개통 1년을 맞았다. 작년 12월 말 운정중앙~서울역 구간이 개통한 이후 이용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운행 열차가 늘고 배차 간격도 출퇴근 시간엔 6분으로 줄어들면서 효용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정중앙역 인근 파주 운정신도시, 일산 킨텍스 일대는 신혼부부의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집값은 여전히 최고점보다 30%가량 낮다.

수도권 GTX-A노선 개통 1년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GTX 누적 이용객은 771만783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12월 27일 개통한 GTX-A 북부 노선 이용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북부 노선은 운정·킨텍스·대곡·연신내·서울역 5곳을 지난다. 대곡과 연신내역 사이의 창릉역도 있으나 향후 창릉지구 조성에 맞춰 2030년께 개통된다. 개통 3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361만7566명, 일평균 3만9321명을 기록했다. 첫 3개월 운행 결과 주간 단위 평일 기준 일평균 이용객은 지난 1월 초 3만3596명(예측 대비 67.1%)에서 3월 말 91.1%(4만5600명) 늘었다.

GTX-A 북부 노선은 지난해 3월 개통한 GTX-A 수서~동탄역 구간보다 주민의 효용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남부는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고속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이 상대적으로 많아서다. GTX-A 남부 구간은 개통 초 하루 평균 이용객(평일 기준)이 약 7700명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1만6171명이었다. 예측 대비 75.1% 수준이다.

국토부는 GTX-A 북부 노선 승객이 증가함에 따라 지난달부터 운행 열차를 기존 7개에서 10개로 늘리고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을 기존 10분에서 6분으로 단축했다. 출퇴근 외 시간도 배차 간격이 10분이라서 일반 지하철을 타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열차 왕복 운행 횟수는 224회에서 282회로 늘었다. GTX 개통 전엔 파주∼서울역을 이동하려면 지하철로 46분(경의중앙선 운정역~서울역), 광역버스는 66분(운정 산내마을~서울역)이 걸렸지만 GTX 개통 후엔 22분으로 단축됐다.

내년엔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는 방식으로 운행할 예정이다. 2028년엔 삼성역을 포함해 완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집값 ‘3억원’ 빠졌지만…“서울 22분” 입소문

GTX-A 북부 노선의 효용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도심 접근성이 한층 좋아진 파주·고양 지역에서 아파트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반응이다. 서울역, 시청, 광화문 등 도심 업무지구로 출근하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었기 때문이다. 운정중앙역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처음엔 GTX-A 편리성을 반신반의하던 사람이 많았는데 막상 이용해보니 너무 좋다는 반응”이라며 “매수 문의가 꽤 증가했다”고 말했다.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아파트값은 최고가보다 20~30% 빠져 있다. 신고가 대비 절반 수준에 거래된 집도 있다. 목동동 ‘운정 화성파크드림 시그니처’ 전용면적 84㎡는 2022년 2월 신고가인 9억5000만원에 매도됐지만, 지난달 반값인 4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2월에도 동일 면적대가 4억9800만원에 손바뀜했다.

운정중앙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2월 신고가 대비 30%가량 내린 6억31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신고가는 2021년 10월 기록한 9억4000만원이다. 지난달엔 6억4000만~7억원에 실거래가 이뤄지며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목동동 C공인 관계자는 “최고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운정신도시 내 다른 단지가 작년 대비 수천만원씩 빠진 것과 비교하면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GTX 호재로 아파트값이 ‘초기 상승과 조정, 개통 임박 재상승’ 사이클을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GTX 개통이 지역은 물론 아파트값 재평가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과 공사비 인상 문제로 지지부진하던 GTX-B노선은 우여곡절 끝에 이르면 오는 5월 착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GTX-B는 인천 송도(인천대입구)에서 신도림, 여의도, 서울역, 용산, 청량리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을 잇는 노선이다. GTX-C노선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여전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주=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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