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럭셔리 주택도 "통째로 팝니다" 불꺼진 단지, 지방 넘어 서울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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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통매각' 전략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서울 강남권 하이엔드 주택 시장으로도 퍼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강남구 도곡동의 '오데뜨오드 도곡'이 있으며, 이 아파트는 높은 분양가와 수요 부족으로 인해 최근 공매로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미분양 통매각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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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눈물의 묶음 세일'
강남 생활주택 '오데뜨 도곡'
84가구·부대시설 통째 매각
공매 9번 유찰, 수의계약 협의
강서 마곡 '더트루엘마곡HQ'
초역세권 입지에도 수요 없어
아파트 142가구·상가 공매행
경기 침체에 미분양 장기화
통째로 손절 극약처방 늘어
지방 CR리츠 부활·稅혜택 등
정부, 미분양 줄이려 안간힘

◆ 늘어나는 부동산 통매각 ◆

사진설명

경기 불확실성과 분양가 급등, 소비심리 위축이 맞물리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에 '통매각'이라는 극단적인 유동화 전략이 등장했다. 지방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통매각 현상은 최근에는 서울 강남권 하이엔드 주택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남구 도곡동에 들어선 '오데뜨오드 도곡'이다. 소형 럭셔리 주거 상품을 표방하며 지하 6층~지상 20층 84가구 규모로 설계 후 분양에 나섰다. 그러나 높은 분양가와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 한계에 가로막혀 흥행에 실패했다. 2020년 분양을 시작했지만 준공 이후에도 상당수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결국 지난해 전체 84가구와 부대시설 24실이 공매에 부쳐졌다.

지난해 9월 해당 자산에 대한 공매가 처음 진행됐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해 유찰됐다. 최근까지 총 9차례 진행된 공매에서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1830억원이던 최저입찰가격은 1073억원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수의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이엔드 주거시설 개발 용지도 잇달아 공매 시장에 나왔다. 서울 청담동 '포도 바이 펜디 까사' 개발 용지는 초고가 분양가로 주목받았지만 미분양과 자금난으로 공매에 넘어갔고, 종로구 효제동에 고급 오피스텔과 근린시설을 짓는 '효제아트PFV' 프로젝트도 공매로 나온 바 있다.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도 공매행을 피하지 못했다. 강서구 '더트루엘마곡HQ'는 마곡지구 초역세권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수요자의 외면을 받으며 아파트 142가구와 상가 시설이 전부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8월 청약 신청을 받았던 이 단지는 준공 후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공매에 부쳐졌다.

과거 미분양 통매각은 주로 지방 부동산 시장에 국한된 현상이었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이 반복되던 지역에서 건설사나 시행사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방편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 핵심 입지에서도 공매 물건이 나오기 시작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심해지며 주택 통매각이 더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미분양 매물이 소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시장에서 수백억 원을 훌쩍 넘는 미분양 통매물을 매입할 주체가 없기 때문에 애초에 통매각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도 "지방 미분양 현상이 더 심해지면 헐값에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런 악성 미분양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지방 미분양 CR리츠(기업 구조조정용 부동산투자회사)를 부활시켰다.

최근 JB자산운용이 설립한 '제이비 와이에스케이 제2호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가 그 첫 성과다. 이 리츠는 공매로 나온 대구 수성구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아파트 288가구를 통째로 매입해 임대로 운영한 후 매각할 계획이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일정 기간 임대해 수익을 내다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되파는 구조다. 앞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운용된 CR리츠는 미분양 2200가구, 2014년 운용된 리츠는 500가구를 각각 매입한 바 있다.

정부는 지원책도 마련했다. 올해 12월 31일까지 취득한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선 법인 취득세 중과세율(12%) 대신 기본세율(1~3%)을 적용하고, 취득 후 5년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지원도 이뤄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R리츠가 지방 미분양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리츠 운용사들은 투자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임대수익과 매각 가능성이 높은 소형 평형, 역세권 등 우량 매물만 선별적으로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평형이나 외곽 지역의 미분양 단지는 방치되기 쉬운 구조다. 또한 정부가 제공하는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도 리츠 운용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5년 내 엑시트'라는 시간적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거나 매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리츠 자체가 수익성 악화 리스크를 안게 된다"며 "CR리츠는 어디까지나 수익 창출이 제1 목적인 만큼 가망 없는 미분양 매물까지 소화해주길 바라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에는 대구를 비롯해 전남 광양 등의 미분양 아파트 1500가구를 매입하는 CR리츠가 추가 출시될 예정이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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