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잘 다스리는 사람이 각광받는 시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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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현 DYB교육그룹 회장(오른쪽)과 김성태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왼쪽)는 “나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이 아니라 공감·겸손·경청이 몸에 밴 인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송오현 DYB교육그룹 회장(오른쪽)과 김성태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왼쪽)는 “나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이 아니라 공감·겸손·경청이 몸에 밴 인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2010년대 국내에선 공부 우등생의 필수 능력으로 ‘메타 인지’라는 개념이 유행했다. 요약하면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내 실력과 레벨을 정확히 아는 능력’이다. 미국 심리학자 존 플라벨이 처음 제시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 등장했다. 자신의 내면과 감정을 직시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강조한 ‘메타 필링’이다. 지난 15일 국내 출간된 저서 <메타필링: 성공과 행복을 결정짓는 감정의 기술>을 통해서다.

메타 필링은 초·중등 영어학원 브랜드 최선어학원으로 잘 알려진 DYB교육그룹의 송오현 회장과 김성태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수년간 머리를 맞댄 끝에 나온 개념이다. 송 회장은 지난 23일 “과거 교육은 내 머릿속에 얼마나 많은 것을 채워 넣고 외우는지가 중요했지만,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문제 해결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상처받은 마음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갖춘 사람이 대우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고려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코에서 근무하다가 서울 대치동에서 최선어학원을 세웠다. 전국 직영·가맹 학원이 30곳이 넘는다. 김 교수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학·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매스커뮤니케이션학 박사를 거쳤다.

교육사업가와 대학교수가 의기투합한 것은 각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갈증 때문이었다. 군대 동기이자 대학 동문인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4년 전 다시 만나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매주 한두 차례 만나 미래 교육, 시대 흐름과 관련된 주제로 자료를 읽고 토론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지식의 성을 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뜻을 모았다.

송 회장은 “메타인지 개념을 국내 사교육 현장에 처음으로 적용해 큰 효과를 봤다”며 “어떤 환경을 조성해주느냐, 학습을 받을 아이들의 감정 상태를 미리 살폈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학습 효과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책에는 메타필링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동기부여와 공감, 경청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각주로 인용한 국내외 참고문헌만 600편이 넘는다”며 “단순히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 아니다. 전 세계의 문헌을 뒤져 효과적인 감정 트레이닝 방법을 찾고 이런 훈련이 삶과 일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루틴과 생활 습관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또 “부모나 선생님, 친구 등 주변인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메타필링에 이은 다음 시리즈 책도 준비하고 있다. 메타인지와 메타필링 능력을 모두 갖춘 인간, ‘메타 캐릭터’에 대해서다. 김 교수는 “나만의 세계에 갇힌 사람이 아닌, 사회 속에서 잘 살아가는 법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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