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핵심기술 5개 모두 中에 따라잡혔다”

5 hours ago 2

메모리-AI칩 등 4개 분야 추월당해
첨단 패키징은 韓-中 수준 동률
2년만에 전문가 평가 뒤집혀
통상전쟁 속 기술마저 위기 신호

뉴스1DB

뉴스1DB
반도체 분야 핵심 기술 역량에서 한국이 2년 만에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 리더십 공백과 트럼프발(發) 통상 위협 등 내우외환 속에서 한국 반도체의 기술 동력마저 꺼져가고 있다는 위기 신호다.

23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한국은 반도체 핵심 기술 5개 분야 중 △고집적 메모리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등 4개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첨단 패키징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앞서 2022년 조사에선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분야가 중국에 앞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2년 만에 모두 추월당하거나 따라잡힌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2년 과기평가원의 기술수준평가 참여 전문가 중 반도체 분야 인원을 추려 진행했다. 기술수준평가는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라 국가 핵심 기술의 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2년 주기로 실시된다. 반도체 분야 평가자들은 대학교수 및 산학연 연구원, 대기업 및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종사자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강점이자 주력 분야였던 메모리와 센싱, 패키징 기술 우위까지 중국에 내준 데 대해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기술 생애주기 기준으로 공정과 양산 기술에선 한국이 아직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기초·원천 연구와 설계 기술에서는 중국에 뒤처질 뿐만 아니라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기존 한국의 주력 기술에 대한 중국의 굴기는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에서는 초대형 제품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삼성, LG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정의진 과기평가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한국이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산업계의 인력 양성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해외 전문 인력 유치를 위한 이민 정책 등 인재 확보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