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가치 '최하위 수준'…"밸류업 위해선 주주환원 확대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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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주주환원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분석
"주주환원 많이 할수록 시가총액↑…韓에선 효과 클 것"
"반도체 등 성장산업은 활발한 투자 이뤄지도록 독려"

  • 등록 2025-03-17 오후 12:00:00

    수정 2025-03-17 오후 12: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주주환원 정책’을 활발히 시행하는 기업일수록 기업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상대적으로 주주이익을 보호하는 정책이 덜 갖춰진 환경에서는 주주환원 확대를 통해 주주 이익 보호가 강화되고 시가총액 상승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7.28포인트(0.28%) 내린 2,566.36로 장을 마쳤다. (사진= 연합뉴스)

17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주주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기업의 밸류업 방안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국들과 비교를 통해 이같은 주주환원이 기업 가치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를 검토한 결과다.

김선임 한은 경제통계2국 국민소득총괄팀 차장(전 금융시장국 주식시장팀)은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16개국의 주주보호와 주주환원 수준, 평균적인 기업가치 수준을 비교했다”며 “주주환원 규모가 클수록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현금성 자산은 주주보호 수준이 높은 경우에만 기업가치에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은행)

이번 연구에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확인됐다. 우리나라의 기업가치가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속한 것이다. 매출액 성장률과 부채비율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기업 가치는 최하위권이었다.(위 그래프 참조)

이같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주주보호와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 기업가치는 성장성과 안정성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주주보호 및 주주환원 수준도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면서 “주주보호 수준이 높을수록 주주환원이 확대되고, 주주환원 규모가 클수록 기업가치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지난해 초부터 저평가된 우리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 일반 주주 보호,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의 투자자 신뢰 제고 등을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은행)

아울러 기업 가치 상승을 위해 산업별로 다른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기도 하나 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의 고성장 산업의 경우 주주환원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영향은 뚜렷하지 않은 반면, 자본 투자를 통한 기업 가치 상승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됐다. 반대로 자본 투자 필요성이 낮은 금융업종은 배당 확대 등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김 차장은 “고성장 산업의 경우 설비투자와 연구·개발과 같이 자본적 지출이 기업가치 상승에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밸류업 지수 구성 등에 있어 업종 특성을 고려해 주주환원 외에 자본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적절히 평가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G20 회원국 중 국영 기업 중심의 중국과 자료가 부족한 호주와 사우디아라비아, 단일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은 제외됐으며, 기간은 2019~2023년을 대상으로 했다. 기업 자료는 상장사 중 동일한 기준에서 자료를 비교할 수 있는 기업들로만 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128개 기업의 분석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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