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세계지식포럼
트럼프 불확실성·제조업 위축 겹쳐…침체도 대비해야
"美, 세계를 상대로 싸워"…"韓, HBM을 협상 지렛대로"
◆ 세계지식포럼 ◆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 증대가 향후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글로벌 이코노미 아웃룩 2026' 세션에서 거시경제·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무역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를 동시에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으로 제조업 노동력이 공급 절벽에 이르며 경기 활력을 저하시킬 것이란 우려도 내놓았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향해서는 침체에 대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기술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르스텐 슬뢰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파트너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성장은 둔화 중인데, 인플레이션은 잦아들지 않는다"며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관세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반론에는 "미국이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어 단순하게 넘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슬뢰크 파트너는 "관세는 당연히 세계 경제에 걸림돌"이라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이번 침체가 구조적 문제로 발생한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일시적 변수로 인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유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래리 해서웨이 프랭클린템플턴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등 불확실성이 낮으면서 고품질 자산에 집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정부 지출이 필수적인 에너지, 기후, 인프라스트럭처 시장도 지목했다.
푸샨 두트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제학 및 정치학 교수는 '관세와 무역 전쟁의 미래' 세션에서 글로벌 공급망 가운데 미국이 의존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HBM인 만큼 한국이 이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창희 기자 / 김혜란 기자 / 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