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어게인’ 전한길 입당에, 국힘 “친길계로 침몰할 참”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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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본명으로 입당 밝혀져
전씨 “우리의 당대표 뽑을 것”
비윤 “입당 취소”… 지도부선 선그어
윤희숙 “비대위서 다구리 당했다”… 혁신안 놓고 지도부와 갈등 커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당내 반발이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왼쪽부터 김정재 정책위의장, 송 비대위원장, 박덕흠 비대위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국민의힘 입당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당내 반발이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왼쪽부터 김정재 정책위의장, 송 비대위원장, 박덕흠 비대위원.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이 이른바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의 입당 사실이 공개되면서 발칵 뒤집혔다. 당 혁신위원회의 인적쇄신안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씨의 입당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내홍이 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 “신(新)친윤(친윤석열)계를 만들자는 것이냐”는 반발이 거세지고 입당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지만 지도부는 전 씨 입당 취소에 선을 긋고 있다.

● 당내 반발에도… 지도부는 입당 취소에 선 그어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달 9일 온라인으로 입당했다. 전 씨의 입당을 둘러싼 논란은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전 씨가 입당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전 씨의 입당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전 씨가 본명(전유관)으로 온라인 입당을 신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에서 전 씨의 입당 사실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신청 이튿날 입당을 승인했다는 것. 당 관계자는 “실무자가 전 씨임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입당을 승인했다”고 했다.

전 씨는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다음 달로 조율 중인 전당대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 인사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 씨는 16일 “전한길을 안고 가야지 자꾸 ‘윤석열과 거리를 둔다, 전한길과 거리를 둔다’, 이러니까 국민의힘이 망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도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전 씨는 윤 전 대통령 추종자 수만 명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전 씨를) 국민의힘의 일원으로 들여보내선 안 된다”며 “헌법을 어기고 불법을 자행한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보수주의자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친길(친전한길) 당 대표, 원내대표를 내세워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어게인당’으로 침몰시킬 참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한 개인의 입당에 대해 호들갑 떨 것 없다”며 “원칙적으로 제명이나 탈당 전력이 없다면 일반 개인의 입당에 자격 심사는 의무사항도 아니고,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의 자정능력을 믿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당내에선 지도부가 입당 취소나 출당 요구를 거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 거세지는 혁신위-비대위 갈등 윤희숙 혁신위원장과 당 지도부 간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혁신안을 보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다구리(몰매)’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말했다. 본인이 보고한 혁신안에 대해 여러 비대위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는 취지다.

회의에서 송 비대위원장은 윤 위원장에게 “뭔가를 발표할 땐 최소한 혁신위원들과는 먼저 상의해주시길 강력히 촉구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전날 송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 등 4명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다.

정점식 사무총장은 “배석했던 당직자에게 물어보면 회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혁신안을 존중하면서 실현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계속했다”고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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