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관세 피해액만 11억7000만 달러(약 1조6000억 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토대로 주요 자동차 제조사별 관세 피해액을 집계한 결과 토요타가 30억 달러, 폭스바겐 15억1000만 달러, 현대차그룹 11억7000만 달러, GM 11억 달러, 포드, 10억 달러, 혼다 8억500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직접적인 관세 피해액 외에도 자동차 제조업체 순이익은 급격히 쪼그라들 전망이다. WSJ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10대 자동차 제조업체 올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공장 셧다운 사태와 같은 수준의 충격인 셈이다.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자동차 관세 25%를 발표했을 때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을 올려 관세 비용을 상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자동차 회사들은 급격한 가격 인상 없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재고 물량을 팔며 소화하고 있다. 재고 물량이 다 소진되면 관세 충격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필립 후쇼아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모두 트럼프에게서 험악한 트윗을 받을까 두려워한다”고 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목적은 미국산 자동차의 생산 확대지만,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를 즉각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GM과 닛산, 현대차그룹 등이 미국 공장 생산량을 늘리고 다른 지역의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이를 위한 조정 비용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 교체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당장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기 쉽지 않다. 볼보자동차의 하칸 새뮤얼슨 최고경영자(CEO)는 “세계화와 글로벌 자동차, 모든 것이 동등했던 시대는 지나가고 세상은 조금 더 지역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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