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조선협력 보증 확대
AI·반도체 지원 100조 펀드
증시 불공정거래 차단 맡은
조직 수장 줄줄이 공석 사태
주력 금융정책 동력 약화 우려
정부가 힘 주려는 금융 정책을 맡은 조직 수장 자리가 일제히 비며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스가(MASGA·한미 조선협력 사업) 프로젝트, 10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펀드, 주가조작 합동대응을 비롯한 현안이 쏟아지는데 이를 조율할 실무 컨트롤타워 공백 사태가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8일 관가에 따르면 13일 국정기획위원회는 100조원 규모 첨단산업펀드 조성 방안을 국정과제 담아 발표한다. 정부는 한국산업은행 산하에 50조원 규모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조성하고 금융회사와 장기 투자가 가능한 연기금 투자풀 매칭 투자로 이를 100조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인프라스트럭처, 반도체 설비 직접투자, 바이오 등 초장기 기술투자펀드를 지원하는 데 투입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에 업권별 출연 협약식을 열고 은행, 증권, 보험 등 부문별 출연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첨단전력펀드 운영을 주도할 산은에서 회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산은 회장 자리는 강석훈 전 회장이 지난 6월 5일 퇴임한 후 두달 넘게 공석이다. 금융위원장 등 산은 회장 제청권자 인선마저 늦어지며 후임 결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스가 프로젝트 등 한미 조선협력 관련해 기업 보증을 대줘야 할 한국수출입은행 행장도 윤희성 전 행장이 지난달 25일 퇴임하면서 공석이다. 수은 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 제청으로 임명되지만 기재부 자체도 재정경제부로 조직 개편이 예정돼 있어 수장 공백 사태가 길어질 공산이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막기 위해 최근 꾸려진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24일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부원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면서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가 대행을 맡고 있다.
합동대응단은 내부적으론 추석 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내부적으로 의문에 제기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합동대응단이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간 협업체인데 대행 체제로 운영되다보니 조직간 유기적인 협력에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