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조병현은 올 시즌을 통해 팀의 확실한 마무리투수로 올라섰다.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그의 자신감은 마무리투수가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이다. 스포츠동아 DB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는 조병현(23)이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28순위)에 지명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해부터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팀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조병현의 강점은 강력한 구위다. 평균구속은 147.3㎞의 직구에 수직 무브먼트가 동반되니 홈플레이트 근처에서도 공이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이를 뒷받침할 스플리터와 커브도 완성도가 높다. 마무리투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강심장도 지녔다.
조병현은 20일까지 21경기에 등판해 3승1패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25, 21탈삼진, 4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76경기에 등판해 4승6패12세이브12홀드, ERA 3.58, 96탈삼진, 31볼넷을 기록한 지난 시즌보다도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이다. 지난해와 견줘 타 팀의 견제가 훨씬 심해졌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만족하지 않았다. 보완해야 할 점을 먼저 찾았다. “마무리투수라면 100%가 아닌, 120%, 150%까지 힘을 써야 하는데 아직 그 정도까진 못 던지는 것 같다”며 “변화구도 아직 내 생각대로 안 되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을 보완하면 기록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입단 첫해에는 어떻게든 1군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했다. 데뷔 후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입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엄청나다. 이는 복무 중에도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상무 입대와도 직결된다. 2021년 3차례 1군 등판이 소중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무 시절의 활약 덕분에 전역 후 그를 향한 기대치도 크게 올라갔다. 2022시즌에는 퓨처스(2군)리그 11경기에서 4승1패1홀드, ERA 3.77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43경기에 등판해 2승2패17세이브, ERA 2.25의 성적을 거뒀다. 2023년 전지훈련에서 끌어올린 직구 구속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는 “2022시즌이 끝난 뒤 준비를 잘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에 갔는데, 캐치볼을 할 때부터 올해는 직구 구속을 1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진짜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대에 가서 욕심도 커졌다. 젊은 선수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빨리 1군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많은 경기에 나가서 정말 좋기도 하지만, 더 잘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잘하는 투수들도 더 많이 나오고 있지 않나. 운 좋게 상무에 합격해서 가게 됐는데, 지나고 보니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자신감도 마무리투수답다. 조병현은 “내가 등판하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수를 줄 수도 있지만, 역전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가고 있다. 부담은 없다”고 외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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