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27일 수원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셋업맨 손동현이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음에도 오히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스포츠동아DB
“또 누가 나타날지 모르죠.”
이강철 KT 위즈 감독(59)은 27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전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셋업맨 손동현(24)에 대해 이야기했다. 손동현은 26일 병원 검진에서 오른쪽 어깨 근육(대완근) 파열로 전열을 이탈했다. 이 감독은 “이번 말소로 고민이 생겼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그래서 오늘 얼굴이 좋지 않은가 보다”라며 씁쓸하게 웃은 뒤 “누구도 아파선 안 되지만, (손)동현이 덕분에 그간 불펜 운영이 수월했다. 마무리투수 (박)영현이도 동현이 덕분에 마지막 한 이닝을 편안히 막을 수 있었다. 우리 팀에는 동현이의 이탈이 분명 큰일”이라고 대답했다.
이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손동현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3승무패10홀드, 평균자책점(ERA) 0.89로 맹활약한 셋업맨이었다. 이 감독으로선 메워야 할 빈자리가 결고 작지 않다. 그럼에도 기존의 전력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날 손동현 대신 콜업한 이상동을 비롯해 원상현, 우규민, 김민수 등 기존의 필승조 자원들이 적극 기용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동현이가 맡던 8회에는 (원)상현이와 (우)규민이를 타자의 유형에 따라 기용할 생각”이라며 “지금 우리 불펜에서 가장 안정된 규민이의 경우 좌·우타자를 상대할 때의 차이가 다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에 따라선 둘 이외에도 기용할 투수가 있으니 적절히 잘 기용해보겠다. 또 누가 나타날지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말처럼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재능들도 많다. 현재 KT의 1군 엔트리에서 손동현과 비슷한 유형으로는 직구의 구위를 위주로 승부하는 문용익이 있다. 영건 중에선 수준급 슬라이더를 보유한 김재원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둘뿐만 아니라 KT의 상징적인 불펜투수인 주권도 난세 영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권은 올 시즌 7차례의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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