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도영이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매해 연말 여러 프로야구 시상식 중에서도 대미를 장식하는 최고의 무대다. 그해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라 선수들 사이에서도 ‘황금장갑’은 자신의 커리어를 한층 더 호화롭게 만들어주는 타이틀로 여겨진다.
격전지로 분류되는 포지션의 후보 중에선 자신의 수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려고 애쓰는 선수도 있다. 수상이 확정된 포지션의 선수도 종종 “그래서 어디(다른 포지션 수상자)는 누구냐”란 물음을 던진다. 그만큼 온갖 이야깃거리가 쏟아지는 시상식이다.
다만 유독 마음이 편한 후보도 있다. 포스트시즌 종료 직후 골든글러브에 앞서 진행되는 각종 개인 타이틀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거머쥔 선수다. MVP는 그해 정규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주어지는 까닭에 해당 선수는 대개 ‘프리패스’로 골든글러브까지 접수한다.
지난달 26일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올해 정규시즌 MVP의 영광은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몫이었다. KBO리그 최연소 30홈런-30도루 등을 작성한 그는 기자단 투표 총 101표 중 95표를 휩쓸며(득표율 94.06%) MVP로 등극했다.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KIA 김도영. 스포츠동아DB
KIA의 주전 3루수로 독보적 활약을 펼친 김도영은 13일 오후 5시1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될 ‘2024 신한 SOL 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무난하게 3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MVP인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 역시 압도적 표차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MVP=골든글러브’란 공식이 100% 맞아떨어졌던 것은 아니다. 정규시즌 MVP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사례가 프로야구 역사상 2차례나 있었다.
첫 번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사례다. 당시 MVP는 36경기(224.2이닝)에서 24승4패7세이브, 평균자책점(ERA) 1.84를 기록했던 OB 베어스(현 두산) 박철순이었다. 하지만 골든글러브의 영광은 팀 동료 황태환에게 돌아갔다. 1982년의 경우 ‘수비율’을 기준으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가렸다. 이 때문에 박철순은 MVP를 차지하고도 골든글러브를 품진 못했다.
두 번째 사례는 1998년 나왔다. 당시 골든글러브의 최대 격전지는 1루수 부문이었다. 타율 0.305, 42홈런, 103타점, 77득점을 기록한 타이론 우즈(OB)와 타율 0.306, 38홈런, 102타점, 100득점을 마크한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의 경쟁이었다. 우즈는 홈런-타점 2관왕과 더불어 정규시즌 MVP까지 차지했으나,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은 이승엽에게 돌아갔다. 이는 1982년과 달리 현행대로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정해진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시즌 MVP가 골든글러브를 놓친 사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