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TC 본더' 경쟁 본격화… '1위'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향해 "기술력 차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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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17 12:38 수정2025.03.17 12:38

한미반도체 TC본더 장비

한미반도체 TC본더 장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들어가는 핵심 장비인 열압착(TC)본더 제조 장비 기업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미반도체가 70% 이상의 점유율로 장악해왔던 이 시장에 한화세미텍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본격 진입하면서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후발업체인 ASMPT, 한화세미텍과는 상당한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ASMPT도 그랬듯이 이번에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받은 한화세미텍도 결국에는 유야무야,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가는 형국이 될 것"이라고 날선 모습을 보였다.

곽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주 한화세미텍의 SK하이닉스 납품 성사와 SK하이닉스의 공급망 다각화를 겨냥한 것이다. 한화세미텍은 지난주 SK하이닉스의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최종 통과하고 210억원 규모의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지난해 매출의 5.38% 규모다. 정확한 납품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4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한미반도체의 TC 본더 장비를 전량 사용해왔던 SK하이닉스는 이번 공급계약으로 공급망을 이원화하게 됐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제조기업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용인 HBM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장비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만드는데, D램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정하는 공정에 TC본더가 필수적이다.

곽 회장은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곽 회장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용 TC 본더 장비 수요는 올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의 HBM TC 본더 생산 캐파를 바탕으로 올해 TC 본더 300대 이상의 출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현재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인 HBM3E 12단용 장비에 이어 올해 하반기 신제품 FLTC 본더(플럭스리스 타입)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일정에 맞춰 개발 중에 있다.

한미반도체는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총 8만9530m²(2만7083평) 규모의 반도체 장비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TC 본더 장비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 착공한 7공장은 올해 4분기 완공할 예정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AI 2.5D 패키지용 빅다이 TC 본더, 차세대 HBM4 생산용 신제품인 플럭스리스 본더, 하이브리드 본더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한편 곽 회장은 이날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번째다. 취득 예정일은 4월 15일이다. 취득이 완료되면 곽 회장은 2023년부터 총 42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되며, 지분율은 33.97%에서 34%로 상승한다. 곽 회장의 자사주 취득은 HBM 장비 시장에서 한미반도체 TC 본더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결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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