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전투기·석유·가스 사겠다" … 트럼프에 선물 안긴 모디

3 weeks ago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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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중국 견제를 위한 방위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은 인도에 F-35 전투기를 포함한 무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양국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며, 모디 총리는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50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회담은 인권 문제는 다루지 않았으며,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조를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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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도 정상회담
모디, 美 에너지 구매 약속
관세폭탄 압박에 선제 대응
"무역규모 2배로 늘리겠다"
'쿼드' 강조, 中견제 한목소리
머스크와 별도 회동도 눈길

"정상회담인줄" 인도 총리와 마주앉은 머스크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여섯째)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 일곱째)가 만나 대담하고 있다. 머스크 측에서는 자녀 3명과 아이들의 모친이자 스타트업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왼쪽 넷째)가, 모디 총리 측에서는 보좌진이 배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상회담인줄" 인도 총리와 마주앉은 머스크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왼쪽 여섯째)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 일곱째)가 만나 대담하고 있다. 머스크 측에서는 자녀 3명과 아이들의 모친이자 스타트업 뉴럴링크 임원인 시본 질리스(왼쪽 넷째)가, 모디 총리 측에서는 보좌진이 배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중국 견제' 기조에 필요한 협력을 끌어냈다. 중국과 지정학적 갈등을 벌인다는 공통분모를 지닌 미국과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방위협력을 확대하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압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부터 우리는 인도에 대한 무기 판매를 수십억 달러 늘릴 것"이라며 "인도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인도의 주요 석유·가스 공급자로 복귀하기로 모디 총리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017년 우리 정부는 쿼드 안보 파트너십을 부활·활성화했다"며 "모디 총리와 나는 미국·인도·호주·일본 간 강력한 협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도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쿼드는 이 과정에서 특별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요 광물과 첨단 소재, 의약품 등에서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도 미국과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중국 견제를 노린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설명

경쟁국인 중국에 맞서기 위해 쿼드 등을 통해 국방협력을 강화해온 미국과 인도는 새로운 방위협력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원자력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비롯한 각 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21세기를 위한 미국과 인도 간 협력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로스앤젤레스와 보스턴에 새 영사관을 개설하겠다는 방침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도 요청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응용해 미가(MIGA·Make India Great Again·인도를 다시 위대하게)란 표현을 소개한 후 "마가와 미가가 합치면 번영을 위한 메가 파트너십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디 총리는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를 현재의 두 배인 5000억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인도에 해양 정찰기 P-81 6대를 추가로 공급하고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스트라이커 장갑차 인도 내 공동 생산도 추진한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두 사람은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정치인을 의미하는 '스트롱맨'으로 불리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우리 관계가 역대 최고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디 총리와 개인적 유대감을 과시했다.

다만 회담에서는 소수자 권리 보호 등 인권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운 모디 총리는 소수민족과 무슬림에 대해 지속적인 박해를 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에 대항하는 파트너인 인도의 인권 실태와 관련한 우려가 뒷전으로 밀렸다고 보도했다.

한편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에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인 공무원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정권 실세로 자리 잡았다.

모디 총리는 이날 백악관 인근 블레어하우스에서 머스크와 만난 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머스크가 관심을 보이는 우주·기술·혁신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며 "나는 '최소 정부와 최대 거버넌스, 개혁에 대한 인도 정부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은 이번 회담 모습이다. 모디 총리가 올린 사진과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 옆에서 미국 국기 앞에 앉은 머스크는 국가수반 같아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상호관세에 관한 대통령 각서 서명식에서 머스크가 모디 총리와 기업 대표로 만난 것인지 미국 정부 대표로 만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그들이 만났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0일 머스크는 백악관 집무실 기자회견장에 아들을 데려와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목말을 태웠다. 미국 타임지는 최근 DOGE 수장으로서 연방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머스크가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 뒤에 앉은 일러스트를 표지에 싣기도 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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