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축제, 인구 감소 등에 따른 편의점 매출 변화를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8일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GS그룹 AI 경연대회 해커톤에서 나온 'GEN민이' 팀의 아이디어다. 올해 4회째를 맞은 GS그룹의 해커톤은 AI가 단순히 '신기한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실질적인 현장 적용을 위해 마련된 경연대회다. GS리테일 직원으로 구성된 GEN민이 팀은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 주는 AI 재고관리 시스템, 점포 관리 담당자가 각 편의점을 방문할때 가장 효율적인 루트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시스템 등의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이번 해커톤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문제점 발견부터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전 과정을 맡았다. AI를 접목한 업무 효율화 아이디어부터, 주유소·편의점·건설 현장 등 각 사업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혁신안이 쏟아졌다.
GS EPS 직원들로 합심한 '팀01' 팀은 GS25나 GS Fresh에서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현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스마트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GS EYE의 'SOUND EYE' 팀은 설비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베어링 마모, 벨트 슬립, 이상 마찰 등 초기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번 대회에는 GS 전 계열사와 외부 기관을 포함해 837명(256개 팀)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428명은 현장에 직접 모였고, 지난달 진행된 온라인 리모트 리그에는 409명이 참여했다.
GS그룹은 이번 경연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면밀히 검토한 뒤 실제 현장에 즉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행사 개최에 의미를 두기보다 아이디어의 실현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국내 AI 논의가 반도체 칩이나 대규모 언어모델(LLM) 같은 인프라에 치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AI를 얼마나 신속하게 현장에 접목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회는 공기업과 스타트업 등 외부 기관에도 문을 열었는데, GS그룹은 내년부터는 외부 문호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구성원의 현장 지식에 생성형 AI가 결합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며 “GS는 플랫폼과 사례를 적극 개발하고 공유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