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 홍혜걸(58)이 아내인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영양제 브랜드 대표 여에스더(59)가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홍혜걸은 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집사람과 연락이 닿지 않아 서운해하는 분들이 있다"며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울증이라는 질병 탓으로 생각해주시길 빈다"는 글을 게재했다.
홍혜걸은 현재 여에스더가 "간단한 한줄 답장조차 매우 힘든 의무가 돼 괴로워한다"며 "제가 제주로 내려간 이유도, 매일 억지로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게 본인에게 고역이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유튜브나 홈쇼핑에서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여에스더의 모습에 대해서는 "회사와 직원을 위한 최고경영자(CEO)로서 최소한의 업무"라며 "한번 방송하면 일주일 내내 방에서 잠옷 차림으로 누워지낸다"고 설명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여에스더의 증상에 대해서는 '무쾌락증'(Anhedonia)이라고 소개하면서 "여행, 쇼핑, 운동, 관람, 맛집 등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어떠한 것에도 즐거움이 없다고 호소한다"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과 며느리와의 식사도 꼼짝하기 싫다며 서너시간 전 취소한다. 지인분들의 혜량 부탁드린다"고 이해를 구했다.
여에스더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 서울대 가정의학과 초빙교수와 개인 병원 원장으로 일할 뿐 아니라 영양제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가로도 명성을 높였다. 2022년 2월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영양제 연 매출이 1000억원"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최근엔 매출이 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홍혜걸, 여에스더 부부가 거주하는 집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다. 여에스더는 지난해 MBN '가보자GO'에 출연해 집을 공개하며 "이 집을 사려고 강의를 1500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타워팰리스에서 전세로 살았다고 밝힌 여에스더는 "그때는 돈이 없어서 전세로 살았다"며 "지금은 돈이 좀 생겨서 이 집을 사고 10억 빚도 다 갚았다. 온전히 우리 집"이라고 밝혔다.
타워팰리스는 타워형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고인이 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복합화 경영철학의 산물로도 꼽힌다. 고층 건물에 40평(전용 132㎡) 이상 대형 평형은 물론 넓은 주차장, 첨단 경비 시스템에 수영장, 골프연습장까지 갖춘 주상복합은 국내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가 됐고, 타워팰리스 이후 전망과 현대적인 느낌을 살린 주상복합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3일 거래된 타워팰리스 3차 67층 244㎡는 73억원이었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는 평을 받았던 여에스더지만 그 역시 최근 난치성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전하며 "약을 먹어도 30~40%는 호전되지 않아 입원 치료를 받았고, 전기경련치료를 무려 28차례 진행했다"고 털어놓았다.
전기경련치료는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약물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시행되는 방법으로, 머리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전류를 흘려 인위적으로 경련을 유발하는 치료다.
여에스더가 겪고 있다는 무쾌감증은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지난해 싱가포르 얀센 아시아태평양본부 연구팀은 우울증(주요 우울장애)환자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웹설문조사 결과 우울장애환자의 약 50%는 무쾌감증이 동반됐다.
무쾌감증 동반 우울은 자살 생각이나 인지장애, 우울장애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유전자 정보는 밝혀지지 않았다. 항우울제 사용과 같은 약물 치료와 활동량을 늘리는 행동 활성화를 병행하는 게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다만 연구팀은 "주요 우울증 환자 가운데 절반 넘게 무쾌감증이 관찰됐지만, 의사의 55%는 주요 우울장애와 별도로 무쾌감증을 치료하지 않았다"며 "현재의 주요 우울장애 치료 현장에서는 무쾌감증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미충족 수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결론 내리고 새로운 치료제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