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강릉시가 극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 호텔 직원이 "앞으로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른다고 우리에게 짜증 내지 말아달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경포호 인근 호텔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강릉 가뭄으로 여행 계획했다가 잘못될까 봐 걱정하는 문의가 참 많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기대했던 휴가를 기상 상황으로 망치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을 거라는 거 안다"면서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 주는 거 이해하고 응대하고 있다. 하지만 화는 좀 내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직원들이 나눠서 전화를 받아보면 20건 중 15건은 가뭄 관련 전화다"라며 "그중 10통은 전화를 걸 때부터 화가 나 있다. 우리가 비를 쫓아낸 게 아니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15일 뒤 체크인인데 물 나오느냐를 묻는데 그걸 저희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라며 "여행을 올지 말지 정할 거면 지금 상황이 어떤지 정도만 물어야지 앞으로 상황 모른다고 직원 이름 캐묻고 책임자 캐묻는 이유는 뭐냐. 저도 뉴스 보고 아는 상황인데 어떻게 주변 식당과 시장, 관광명소 영업 여부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9일 한국농어촌공사와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까지 확인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2.3%다. 전날까지 확인된 12.4%보다 0.1%P 더 낮은 수치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로, 이 같은 감소기록은 몇 주째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저수율은 지난 7월 23일 36.7%까지 오른 후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 48일 연속 감소한 상태다.
이날 오전 강릉 일부 지역에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지만, 저수율 반등에 크게 도움이 되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역 식수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면, 오봉저수지의 여유 담수는 20일 정도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잠정 분석된다.
한편 현재 강릉에는 정부의 재난 사태 선포를 비롯한 각종 대응책이 추진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