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명에 새로운 삶 선물했죠…현대차 정몽구 재단, 의료지원 10년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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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추진하는 ‘온드림 해외 실명예방 사업’의 일환으로,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초청된 마다가스카르 의료진에게 최신 백내장 수술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추진하는 ‘온드림 해외 실명예방 사업’의 일환으로,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초청된 마다가스카르 의료진에게 최신 백내장 수술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알록달록한 풍선으로 꾸며진 무대 위에 예쁘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하나둘씩 등장했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과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아이들 목에 큼지막한 메달을 걸어주며 “치료가 끝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사방에서 터져 나온 박수 소리에 강당은 눈물과 웃음이 넘치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지난 2월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온드림 치료 종결 잔치’의 풍경이다.

어른도 견디기 힘든 항암 치료와 입원, 각종 검사와 주사 치료를 견뎌낸 아이 111명이 마침내 병원을 떠나 교실과 놀이터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이날 청소년 대표로 무대에 오른 박예은 양(19)은 4년 전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골수이식과 암 재발, 대상포진까지 겹친 힘겨운 시간 속에서도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마련한 음악·연극 수업에 참여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박양의 어머니는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치료비 지원뿐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재단 프로그램 덕분”이라며 “우리가 받은 응원을 다른 소아암 환자들과 나누고 싶어 투병 기록을 담은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영상 수익금은 모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온드림 의료 사업은 중증질환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1인당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것 외에도 예술 교육, 어린이학교, 질환별 캠프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심리적·정서적 회복까지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열린 치료 종결 잔치 역시 재단이 마련한 행사로 2012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정무성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의 환아에게 질환 치료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건강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학업과 정서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며 “또 국내 대표 병원들과 협업해 의료 사각지대 지역을 찾아가는 방문 진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첫발을 뗀 온드림 국내 의료 사업은 지금까지 총 23만여 명을 지원했다. 누적 사업비는 약 460억원에 달한다. 재단의 지원을 통해 중증·희귀질환 환아뿐 아니라 기초생활수급 가정, 외국인 근로자, 다문화 가족, 난민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무료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은 뒤 일상을 되찾았다.

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실은 특수버스를 활용해 의료 인프라스트럭처가 부족한 지역을 찾아가는 ‘모바일 병원’도 그 일환이다. 온드림 의료 사업은 미래 의과학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알츠하이머병 등 중추신경계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자 정몽구 재단의 의료 사업은 해외로도 확장됐다. 연세의료원과 함께 2013년부터 8년간 추진한 ‘말라위 온드림 실명 예방’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약 20억원을 투입해 대형 버스를 개조한 이동식 수술실을 운영했으며 현지 의료진 교육을 통해 자립적인 안과 수술 체계를 구축했다.

이 사업을 이끈 윤상철 가톨릭대 국제보건학과 교수는 현지에 백내장 수술을 정착시키고 트라코마를 완전 퇴치하는 데 기여했다. 트리코마는 파리가 옮기는 실명 질환으로 하루에 한 번 세수하기도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 발생한다.

윤 교수는 “보험사에서 양쪽 눈 실명을 사망의 80%에 준하는 상태로 볼 만큼 인간이 시각에 의존하는 정도는 크다”며 “온드림이 말라위에 전한 것은 단순한 안질환 치료가 아닌, 삶을 보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새로운 시야였다”고 말했다.

네팔과 마다가스카르 등에서도 이어진 해외 실명 예방 사업에는 약 60억원이 투입됐으며 수혜 인원은 2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부터는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운전자의 시력을 교정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베트남은 운전면허 발급 시 시력 기준이 없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사람도 이동수단을 몰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베트남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30.6명으로, 글로벌 평균(17명)의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운전자의 양안 시력이 0.5 미만일 경우 면허를 발급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 이사장은 “어려운 형편에 처한 분들을 돌아보고 희망의 사다리를 든든히 만들어달라는 재단 설립자 정몽구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국내외 곳곳에 소외된 지역이 없도록 의료 지원 사업을 진정성 있게 이어오고 있다”며 “특히 해외 의료 사업은 지구촌 이웃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치료를 넘어 그들이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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