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꼴찌 아픔 딛고…‘최단기 1위’ 현대캐피탈, 화려하게 꽃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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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시즌 최하위 그쳤으나 명가 재건 성공
통산 6번째 정규시즌 1위 달성

1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2.18. 뉴스1

1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2.18. 뉴스1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3년 전 최하위까지 내려갔던 아픔을 딛고 정규시즌 1위라는 화려한 꽃을 피워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7 25-23 25-18 25-21)로 이겼다.

승점 3점을 추가한 현대캐피탈은 시즌 전적 26승4패(승점 76)가 돼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2위 대한항공(19승11패·승점 57)이 남은 6경기에서 최대 승점 18점을 추가해도 승점 75에 그쳐 현대캐피탈을 앞지를 수 없다.

현대캐피탈은 팀 통산 6번째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현대캐피탈은 V리그 원년이던 2005시즌과 2005-06, 2008-09, 2015-16, 2017-18시즌에 이어 7년 만에 정규시즌 1위에 올랐다.

아울러 6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가 2012-13시즌 세웠던 종전 기록인 잔여 경기 5경기를 넘어, V리그 역대 가장 빨리 1위를 확정했다.

역대 V리그 정규시즌 기준 가장 완벽한 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인데, 현대캐피탈이 힘들었던 긴 시간 아래부터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다.

삼성화재와 함께 ‘전통의 명가’로 불리는 현대캐피탈은 최근 부침이 컸다.2020-21시즌 6위를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전 감독 주도하에 ‘세대교체’를 진행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해 주지 않았고 외국인 농사마저 실패하며 2021-22시즌에는 창단 첫 꼴찌의 수모까지 겪었다.

2022-23시즌 준우승으로 반등했지만, 2023-24시즌 4위 후 봄 배구 한 경기만에 탈락하는 등 계속해서 정상에 접근하지 못했다.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2025.2.22

2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공격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제공) 2025.2.22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전임 최태웅 감독이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며 여러 선수에게 ‘경험치’를 선물했는데 이게 긴 시행착오 끝 이번 시즌부터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6-17시즌부터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허수봉이 팀의 완벽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2020-21시즌 입단해 팀의 어려운 시간을 함께한 리베로 박경민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젊은 베테랑’이 됐다.

두 선수의 활약조차 가려질 만큼 암흑기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시간이 두 유망주를 한 단계 위로 성장시켰다.

다른 긍정적 요소도 잘 맞물렸다. 검증된 외인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을 포함해 세터 황승빈과 리베로 오은렬 등 여러 포지션에 걸쳐 선수들이 보강된 점도 시너지 효과를 봤다.

1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2.18. 뉴스1

1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배구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2.18. 뉴스1

아울러 이번 시즌 새로 부임한 필립 블랑 감독은 풍부한 지도자 경험을 활용, 선수들의 장단점을 빠르게 확인해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블랑 감독은 지난 18일 “서브와 블로킹이 다른 팀보다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이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의 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이 그동안 경험을 잘 쌓은 게 큰 도움이 됐다”며 긴 리빌딩의 효과에도 공을 돌렸다.

그동안 미래를 다짐하며 아래에서 칼을 갈았지만, 그 시간이 꽤 길어지며 현대캐피탈을 바라보는 외부의 기대도 높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은 빛을 봤다. 특히 V리그 역사상 가장 빠른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블랑 감독은 “정규리그 외에 또 다른 트로피가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성과만으로도 자랑스럽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을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며 현대캐피탈 리빌딩 꽃의 ‘만개’를 예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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