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간 자료 한장 못 받아”…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국회서 오열

13 hours ago 2

여야 의원들 “제주항공·사조위, 유족과 소통하라” 질타
사조위 “12월 중 공청회·CVR·FDR 포함 보고서 발표할 것”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5.10.29/뉴스1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2025.10.29/뉴스1
지지부진한 진상규명과 소통 부족 문제가 제기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조사에 유가족이 국회의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소통하겠다”며 12월 중 공청회 개최, 중간 조사결과보고서에 그간 미공개했던 CVR(조종실 음성 기록장치)·FDR(비행기록장치)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29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 국회의원들 앞에 무릎 꿇고 참사 원인 규명에 대한 국회와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김유진 대표는 “제발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에 관심을 가져달라. 유족들은 300일 동안 단 1장의 자료도, 한줄의 진실도 받아보지 못했다”며 오열했다.

김 대표는 “사조위는 진상조사 중이라며 어떤 정보도 유족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사조위는) 제조사 결함에 대한 의지도, 전문성도 보이지 않고 모든 책임을 조종사와 새 한마리로 돌리고 있다. 유족들은 아직도 무안공항 임시쉘터에 머무르고 있다”고 절규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에게 “사조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확보될 때까지 사조위 조사를 중단하고 독립기구로 이관해달라. 관제기록 등 원본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 국회의원분들이 참사 조사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지켜보고 지적해달라”며 무릎 꿇었다.

이를 지켜본 국토위 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이승열 사조위 조사단장, 국토부에 ‘진정성 있는 조사’를 촉구했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사고 기체의 이륙 전 정비 시간, 기체 엔진 부품 교체 이력 등을 따져 물었다.정 의원은 “2018년에 제주항공 여객기 전원 문제로 블랙박스 기록이 소실된 적 있느냐. 당시 대책 수립 안 하고 있다가 이번 일이 발생한 것 아니냐. 제주항공은 책임에 통감을 하느냐”고 질타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국토부 기준상 이륙 전 정비 시간이 28분으로 돼 있다. 저희도 사고조사가 진행 중이기에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과 무관하게 유가족과 희생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승열 사조위 조사단장에게 “만약 사조위가 총리실 산하로 이관되면 조사 인원과 조사결과가 그대로 가느냐”며 “제주항공은 ‘사조위가 이관돼도 조사 인력은 동일해 결과가 달라질 것 없다’는 취지로 대답한다. 어떻게 제주항공은 사조위의 상황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자세히 아느냐”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12월 말까지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고, 인원 부분 등 정책적 부분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사조위는 국민이 당한 비극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심도 있는 조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맹성규 국토위 위원장은 제주항공과 사조위에 “왜 유족과 소통을 충분히 하지 않느냐. 유족들의 울부짖음이 들리지 않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맹 위원장은 “규정상 공개할 수 있는 부분, 비공개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인데 유족들이 서류 한장 못 받는 게 정상이냐”며 “총리실로 이관돼도 인력은 그대로고 감독기관만 바뀌는 것 아니냐”고 짚었다.

이어 “유족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점검을 진행하고, 소통하는 등 조사 과정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원들의 질타에 사조위는 12월 중 공청회 일정도 밝혔다.

이승열 조사단장은 “12월에는 공청회를 개최하려고 한다. 중간보고서에는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한 CVR, FDR 등을 공개해 조금 더 투명하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쯤 태국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은 무안공항에서 동체착륙을 하다 로컬라이저와 충돌해 폭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세상을 떠났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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