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코인 투자 데이터 분석
또래보다 대출액 50% 많지만
오히려 금융 건전성은 더 양호
‘불나방 투자자’ 편견과는 달라
Z세대(데이터 분석 기준 15~29세) 중 가상자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은 가장 소극적인 또래 그룹에 비해 50%가량 많은 금융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대출이 많음에도 이들의 연체율은 오히려 다른 또래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NH농협은행이 LG유플러스·나이스평가정보의 데이터를 결합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평균 21~31일 코인거래소에 접속하는 Z세대 금융소비자는 평균 9470만원의 대출을 받고 있었다. 이에 비해 코인거래소 접속일이 1일인 경우엔 대출금액이 6340만원 수준이었다.
한 달에 21~31일을 코인거래소에 접속하는 ‘열혈 코인투자 Z세대’가 또래에 비해 49% 이상 대출을 더 받은 셈이다.
세부항목별로는 신용대출의 경우 적극 투자자들의 대출 금액이 2350만원으로 코인 투자에 소극적인 Z세대 이용자(월 접속 횟수 1회)들 평균(1310만원)보다 79%나 많았다.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는 15~29세 260여 만명의 2023년 금융 및 통신, 신용 데이터 등을 활용해 이뤄졌다. 타 업종 간 데이터를 가명결합하는 조사의 특성상 대상 인원이 특정되지 않았다.
적극적인 코인 투자 Z세대는 그러나 연체율이나 신용 상태는 동년배들에 비해서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체율은 코인거래소 월 평균 접속일 수가 많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접속일이 월 평균 21~31일 경우 연체율은 0.04%였던 것에 비해 접속일이 1일인 경우 이 비율은 0.38% 수준이었다. 월 평균 거래소 접속일이 2~5일, 6~10일인 경우엔 연체율이 각각 0.49%와 0.43%였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도 코인거래소에 접속을 하지 않은 Z세대 이용자들의 연체율은 0.93%였다.
신용평점도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았다.
월 평균 주요 가상자산거래소 접속일수가 1일인 경우 809점이었으나, 접속일수가 11~20일, 21~31일 경우 점수는 826점, 836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수입이 적은 젊은 층이다보니 신용점수의 절대치는 높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Z세대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출 여력이 있는 소비자가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Z세대에서도 결국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거나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이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같은 세대 내에서도 금융자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Z세대 소비자는 금융투자 상품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접속 일수가 21~31일인 Z세대 그룹은 그러지 않은 소비자 대비 1인당 수익증권 잔액이 14%가량 많았다. 또 1인당 신탁 잔액도 13% 높았다. NH농협은행은 강태영 행장 취임 이후 은행권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한 Z세대를 데이터 기반으로 접근하자는 취지에서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