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따블 됐는데"…행복한 고민 빠진 개미들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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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문경덕 한국경제신문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문경덕 한국경제신문 기자

"'불장'(강세장)의 피날레는 증권주(株)죠. '코스피 5000' 간다니까, 돈이 생길 때마다 증권주 사 모으고 있어요." (포털 종목 토론방)

연일 역대급 불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직접적 수혜주'로 평가받는 증권주 주가가 강세다.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들이 '코스피 5000'을 현실적인 목표로 제시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고점에 다다랐다고 보고 차익실현을 병행해야 할지, 추가 상승에 베팅해 조정 시 매수에 나서야 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 주식들의 묶음인 상장지수펀드(ETF) 'KODEX 증권'의 주가는 최근 1년간 99% 상승했다. 종목 구성은 같지만,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등 양대 종목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담은 'TIGER 증권'도 1년 사이 84.5% 상승했다.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랠리를 이어가면서, 증권주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사 주식은 일반적으로 증시 활황의 최대 수혜주로 간주된다. 투자 주체들의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증권사 수수료 수익과 실적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지수가 간다면 증권주 주가는 더 간다'는 공식이 생긴 배경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74포인트(0.14%) 오른 4086.89에 장을 마쳤다. 한·미 관세협상 결과와 미·중 정상회담 등 갖은 대형 재료들을 소화하며 장중 오름폭을 줄였지만,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4100선 고지를 밟기도 했다.

국내외 유력 투자전문기관들은 "아직 고점까지는 멀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 28일 보고서를 내고 "한국 증시는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가치의 재평가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향후 12개월 기준 코스피지수의 목표치를 5000으로 제시했다. JP모건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소득세 인하, 기업 투명성 강화가 이뤄지면 코스피는 5000을 넘어 최대 6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같은날 국내 증권사인 KB증권 역시 "40년 만의 장기 상승 국면이 시작됐다"면서 코스피 목표치를 5000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는 "이번 강세장은 1980년대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 이후 40년 만에 재현되는 장기 상승국면의 초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일부 차익실현이 감지되고 있어 전개되고 있어 투자자들로선 셈법이 복잡해졌다.

KODEX 증권에 대해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넉 달 연속으로 월간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9월 들어선 순매도세로 방향을 틀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KODEX 증권을 5억원어치 팔았다.

박승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을 위주로 주가가 계속해서 탄력을 받고 있다"며 "정책 모멘텀(동력)이 소진됐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오름세를 탄 상황이라 매매가 많이 일어나 주가가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현재 코스피지수에 대한 낙관이 짙은 만큼 이와 동조화되는 증권주는 지금 신규로 매수해도 늦지 않은 시기"라며 "이미 증권주를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에도 지수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차익실현을 병행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보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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