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액 상품권-코인으로 세탁
경찰, 149명 검찰 송치 7명은 구속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국내 대포통장 유통 조직과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시에 거점을 둔 자금세탁 조직 등 149명을 범죄단체 조직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조직 총책인 김모 씨(28)와 이모 씨(29) 등 7명은 구속 상태로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조직은 2024년 3월경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포통장을 개설하고 모집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공급했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범행하던 중국 조직은 초기엔 대포통장을 사들이는 ‘고객’이었으나 지난해 3월경부턴 국내 조직에서 조직원을 파견받거나 범죄수익을 공유하는 등 연계를 강화했다. 이들이 유통한 대포통장은 80여 개에 달하고, 이를 통해 1170억 원에 달하는 사기 피해액이 입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액을 대포통장으로 받은 뒤 상품권 거래처럼 꾸미거나 테더코인(USDT)으로 세탁하는 방식으로 추적을 피했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나 상품권 매매업자에 대한 자금세탁 감시가 느슨한 점을 노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36억 원어치를 테더코인으로 환전해 송금한 대가로 3000만 원이 넘는 수수료를 챙긴 아르바이트생도 있었다. 폭력조직 3곳에 소속된 8명도 통장 모집책으로 가담했다. 현재 은행 등 금융기관은 세탁 의심 거래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는데, 상품권 업자에게도 이러한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수법도 동원됐다. 이들은 통장 개설 후 최초 1일간 100만 원인 이체 한도를 풀기 위해 허위 세금 계산서를 꾸며 은행에 냈고, 정상 거래가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재단 등에 소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경찰이 추적해 올 경우 피해자로 위장하기 위해 “대출을 받으려다가 속아서 통장을 개설했다” 등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뒀다.
경찰은 달아난 중국 조직 총책, 일명 ‘왕회장’ 김모 씨(48)를 추적하고 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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