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보다 더 뛴다”…‘역사적 저평가’ 반전 투자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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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르면서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금의 대체 투자처로 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AFP)

최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 황선경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은 가격은 지난 7월 말 기준 온스당 39.3달러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대비 상승률은 33%로, 같은 기간 금(29%)과 비트코인(22~29%)을 앞질렀다. 하지만 현재 은 가격은 금의 약 90분의 1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인 60~70분의 1에 비해 여전히 낮다. 황 연구위원은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금과 유사한 투자 특성을 지닌 은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투자은행들도 은 가격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UBS는 내년 중반까지 은 가격이 온스당 44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씨티그룹도 향후 1년 내 43달러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과 달리 은은 산업 수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전체 은 수요의 약 60%가 산업용으로, 그 중 70%는 전자·전기 분야에서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이 확장될수록 은 수요는 늘어나지만 공급은 채굴 특성상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워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자료=하나금융연구소

황 연구위원은 “은은 이미 공급 부족 상태에 진입했으며 이러한 흐름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작은 수요 변화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라 개인 투자자의 매집이 이어질 경우 ‘실버 스퀴즈(silver squeeze)’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내에서도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4대 은행에서는 이달 들어 11일 기준 7억원어치가 넘는 실버바가 판매됐다. 특히 은 통장을 판매하는 신한은행의 실버뱅킹 잔액은 같은 날 기준 810억원으로 사상 처음 8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은은 금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 시 유의가 필요하다. 황 연구위원은 “은은 상승기나 하락기 모두 금보다 1.5~2배 더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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