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반려’ 이진숙 “재난 중 휴가 신청이 부적절? 프레임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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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로 출근하고 있다. 2025.7.15/뉴스1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로 출근하고 있다. 2025.7.15/뉴스1
여름휴가 목적으로 이달 25일부터 31일까지 휴가 사용을 신청했다가 재난 상황이라는 이유로 반려됐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휴가 신청이 반려된 지 닷새 만에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휴가 유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계획대로라면, 나는 휴가 사흘째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휴가 신청은 반려됐다. 재난 기간에 휴가를 ‘신청’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직장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지만 휴가 신청이 반려된 것은 난생 처음이고, 적잖이 씁쓸한 기분”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기관장이 휴가 신청을 한 것이 기사가 되고, 휴가 신청이 반려가 된 것도 기사가 되는 대한민국”이라며 “기관장 휴가 ‘신청’에 국회의원들이 논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지금 상임위원 단 한 명으로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 의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몫 한 명, 국회 추천 세 명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재난 기간에 휴가를 갔다면, 사람들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장관급 기관장이 재난 기간 중에 휴가를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 그러나 휴가 신청과 휴가 실행은 전혀 다른 문제다. 휴가 신청은 행정 절차이며, 장관급의 휴가 신청은 실행 일주일 전에 하도록 되어 있다. 오늘 신청해서 내일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위원장은 “게다가 휴가를 신청한 18일과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던 25일 사이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변수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시간이라는 것”이라며 “만약 휴가 실시 전, 23일이나 24일, 폭우가 쏟아지는 등 자연재해가 있었거나 그 밖의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휴가 실시는 당연히 없던 일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난 중에 휴가를 갔다면 비난을 달게 받겠으나 재난 중에 휴가 신청을 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 조작”이라며 “어떤 공무원이라도 부적절한 휴가 사용은 비난받아야 하지만 휴가 신청이라는 행위를 처벌(휴가 반려는 처벌의 성격이 있다고 본다)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랴”고 불만을 표했다.

앞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지난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위원장의 휴가 신청 건은 18일 오후 1시 44분경 대통령실로 상신됐다”며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재난 대응 심각 단계에서 재난방송 컨트롤타워인 방통위원장의 휴가 신청은 부적절하다고 보고 휴가 신청을 반려했다”고 밝혔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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