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장원재]日답지 않은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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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시상식에선 한국 관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금메달을 딴 한국을 위한 애국가 연주가 시작됐는데도 태극기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은메달을 딴 일본과 동메달을 딴 중국 국기만 게양된 채 애국가가 끝났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아시안게임에서 또 문제가 생겼다”며 하필 개천절에 벌어진 일이라 한국에선 고의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4일 막을 내린 이번 대회는 실수와 사고의 연속이었다. 남자 하키 한국-방글라데시 전에선 경기 전 한국 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울려 퍼졌고, 남자 육상 400m 계주에선 한국이 동메달을 땄음에도 공식 홈페이지에 태국이 딴 것으로 잘못 표기됐다. 한국 남자 농구팀은 셔틀버스가 안 와 결승전을 몇 시간 앞두고 훈련을 포기해야 했다. 비용을 절감한다며 선수촌을 안 짓고 호텔·크루즈선·조립식 컨테이너에 선수들을 나눠 수용하면서, 남녀를 같은 방에 배정하는 등 어이없는 실수가 속출했다. ▷언론 평가도 혹독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왜 선수들이 분노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숙박, 교통, 일정 등 대회 전반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프랑스 AFP통신은 “혼란 그 자체(chaotic)”였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도 4일 “문제가 속출한 대회”라며 “조직위 기자회견 때마다 운영 미숙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고 썼다. ▷일본은 한때 ‘빈틈없는 대회 운영’의 대명사였다. 수십 년간 올림픽을 취재한 AP통신 사진기자 핼 뷰얼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을 “가장 잘 조직된 올림픽”으로 꼽으며 “철도 시간표처럼 분 단위로 일이 차질 없이 진행됐다”고 돌이켰다. 1972년 삿포로 겨울올림픽,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도 치밀한 준비와 운영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런 명성에 금이 간 건 2021년 도쿄 올림픽부터였다.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붓고도 주경기장 설계 백지화, 엠블럼 표절, 뇌물 스캔들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일본 내에선 당시 비리에 연루된 최대 광고회사 덴쓰가 과거처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지 못한 탓에 이번 대회에서 조정·총괄 기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 근본적으로 달라진 건 일본 내에서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보는 시선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사회보장 부담이 커지고 막대한 국가 채무에 시달리는 마당에 거액을 들여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러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커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여론은 싸늘한데 예산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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