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김재영]부동산 ‘전쟁’의 민간 희생자들

3 hours ago 4

김재영 논설위원 “한 사람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수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일 뿐이다.”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발언으로 잘못 알려진 이 출처 불명의 말은, 거대한 수치 앞에서 개인의 고통이 얼마나 쉽게 가려지는지 잘 보여준다.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규제·세제의 전격전을 펼치고 있는 정부도, 혹시 큰 목표만 좇느라 그 과정에서 피해를 본 국민들의 눈물에는 무감각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파도를 맨몸으로 맞는 이들은 전월세 세입자들이다. 올해 들어 이달 셋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8.7%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에 이른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51%로 처음으로 전세를 추월했고, 같은 기간 전세 신규 계약은 1년 전보다 34%나 급감했다. 통계표 위의 숫자로는 현장의 고통을 가늠하기 힘들다. 전세 매물이 말라 집을 보지도 않고 가계약금부터 쏘는 ‘노룩 계약’,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빚내 집을 사는 ‘생존 매수’ 등의 서글픈 신조어까지 등장했다.전세난이 1인 가구 탓이란 엇나간 진단 정부도 매입·전세 임대 확대 등 각종 공공주택 공급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당장 거처를 구해야 하는 주거 약자들을 위한 체감도 높은 대책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달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도 ‘전세 소멸’을 둘러싼 팩트 체크만 있었을 뿐, 세입자들의 고충을 어루만지고 안심시키는 구체적인 메시지는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20년 전세 설움’을 직접 겪어본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전월세난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하지만 진단과 해법을 보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홍 장관은 전셋값 급등과 전세의 월세화를 “1인 가구 증가와 전세 사기의 여파 등에 따른 구조적 변화” “착공 부진” 탓으로 돌렸다. 수도권 규제 때문이 아닌 전국적이고 구조적인 현상이자 ‘메가 트렌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수도권 중형 아파트에서도 월세가 급증하는 현상을 1인 가구 증가 때문으로 해석할 순 없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며 매물 자체가 말라붙는 수도권과, 매매가격 약세 탓에 집을 사기보다 전세에 머무르려는 수요가 겹쳐 매물이 줄어드는 지방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 없다. 임대사업자 혜택 종료, 실거주 요건 강화, 토지거래허가제 등이 민간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점을 ...

Read Entire Article




피플앤툴즈 네트워크
🛍 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