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버틴 선생님 세상 등져 … 제주교육청 "진상위 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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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버틴 선생님 세상 등져 … 제주교육청 "진상위 재조사"

입력 : 2026.06.29 18:00

유가족 "결석·흡연 훈육 후
밤낮없이 민원 폭탄 시달려"
선생님 극심한 고통 호소에도
당국 "민원 해결후 병가 써라"

사진설명

7월 1일 민선 9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출범과 함께 제주지역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고 현승준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예고됐다.

고인은 지난해 5월 22일 제주도 내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해 공개된 그의 유서에는 가족을 향한 미안함과 제자였던 A군에 대한 원통함이 담겨 있었다.

교사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고인은 잦은 결석과 교내 흡연 문제로 A군을 훈육했지만 이후 A군 가족으로부터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지난해 5월 16일부터 21일 사이 A군 가족은 13회에 걸쳐 고인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결국 고인은 22일 재직 중이던 학교 창고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의 의뢰로 고인에 대한 심리부검에 나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고인이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 제기된 민원이 상황을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사학연금공단도 고인에 대해 순직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경찰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고 학교 측 징계도 경징계에 그쳤다. 지난달 22일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열린 '고 현승준 선생님 1주기 추모 문화제'에 참여한 고인의 아내는 "퇴근 후 저녁 시간은 물론 주말까지 이어진 집요한 전화와 조롱 섞인 문자, 반복되는 민원은 남편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겼다"며 "남편은 극심한 두통과 건강 악화로 병원 치료와 약으로 버텨야 했고, 결국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병가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민원을 먼저 해결하고 가라'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남편은 결코 나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10여 년 전 겪었던 악성 민원의 트라우마는 남편을 오랫동안 병들게 했고, 2025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을 때 정작 제도와 교육청, 학교, 관리자는 그때와 똑같이 남편을 지켜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고인이 재직한 중학교를 '교육공동체 특별회복 지원 학교'로 지정하고 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 담당관'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했다. 당선인은 해당 사건에 대해 "재조사 필요성이 충분하다"면서 "취임하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재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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