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저율 관세 물량, 1만 t 늘려
제주 농민 “농가 생존 팔아넘겨”
정부가 콩나물 콩을 더 싼값에 수입할 수 있도록 수입 물량을 늘리기로 하면서 제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는 전국 콩나물 콩 생산량의 80% 이상을 책임지는 곳이다.2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최근 콩나물 콩의 시장접근물량(TRQ)을 1만 t 확대하기로 했다. TRQ는 외산으로부터 자국 농산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것으로, 일정 범위 내에서는 낮은 관세를 적용하되 물량이 초과하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앞서 지난해 말 재경부는 2026년 콩나물 콩 TRQ 물량을 1만7450t으로 설정해 세계무역기구(WTO) 양허관세율인 487% 대신 5%의 저율 관세를 적용했다. 하지만 최근 콩나물 콩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자 1만 t을 추가로 저율 관세 대상에 올린 것.
이번 결정에 콩나물 콩 최대 주산지인 제주에는 비상이 걸렸다. 2025년산 기준 제주 콩나물 콩 생산량은 4074t이다. 전국 생산량이 연간 4500t 안팎임을 감안하면 제주에서 국내산 콩나물 콩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셈이다.콩나물 콩 TRQ 확대 소식에 농협 콩제주협의회(회장 이한열 안덕농협조합장)와 농협중앙회 제주본부는 최근 긴급 대책 회의를 통해 TRQ 확대로 도내 농가 소득 감소 및 판로 확보 난항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도 20일 성명을 통해 “제주가 콩나물 콩 최대 주산지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월동채소 수급 조절 문제를 농가가 받아들여 콩 재배로 전환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올해 3월만 해도 TRQ 물량을 추가로 늘리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갑자기 하반기(7∼12월) 수요를 이유로 수입 물량 확대를 결정했다. 가공업체의 값싼 수입 콩나물 콩 요구에 농가의 생존을 팔아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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