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에 필리핀 “국민 모욕” 반발
남중국해 분쟁 속 양국 갈등 격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서 또다시 외교적 마찰이 불거졌다. 중국 관영매체가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공개하자 필리핀 정부는 “인종차별적 선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가 필리핀인을 원숭이로 묘사한 AI 생성 영상을 공개한 데 대해 “인종차별적이며 모욕적이고 충격적이다. 용납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영상에는 필리핀 전통 의상을 입은 원숭이가 미국과 일본을 상징하는 팔의 지시에 따라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겼다. 원숭이는 ‘멍청하다’는 말을 들은 뒤 ‘남중국해 중재 판정’이라고 적힌 종이를 꺼내 들고, 이후 바다에 던져져 선박의 물대포 공격을 받는 장면이 이어진다.
해당 영상은 차이나데일리 페이스북 계정에 지난 10일 게시됐다. 이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중재 판정 10주년을 맞아 필리핀이 기념행사를 연 시점과 맞물린다.
2016년 PCA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불법적이고 무효이며 아무런 구속력도 없는 휴지조각”이라고 반발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까지도 남중국해에서의 선박 충돌, 중국의 필리핀 국방장관 제재, 스카버러 암초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이번 영상을 “비열한 선전물”이라며 “책임 있는 역내 지도국을 자처하는 국가로서는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이성과 증거, 국제법으로 자국의 주장을 방어하는 데 실패하면서 인종차별과 위협, 조작된 증오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또 “합법적인 2016년 중재 판정을 조롱하고 필리핀 국민과 군인을 향한 폭력을 미화한 이번 영상은 중국 선전 기구의 도덕적·지적 파탄을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정부는 차이나데일리에 해당 영상의 삭제를 요구했다.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이번 사안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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