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 이후
모바일 뱅킹 해지·유심 관련 민원 은행으로
은행들, “관련 조치 최선 다해 안내”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 이후 모바일 뱅킹에 불안을 느낀 일부 고객들이 은행에 방문해 각종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태의 불똥이 엉뚱한 은행으로 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일부 시중은행에서는 모바일 뱅킹 앱 자체를 해지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유심 교체에 시간이 오래 걸리자 아예 모바일 뱅킹 서비스에 탈퇴해 해킹으로 인한 금전 사고를 원천 방지하겠다는 고객이 생긴 것이다. 이들은 은행 지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이 불안하다며 아예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탈퇴하고 싶다는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은행 지점 근처에 SK텔레콤 대리점이 있는 경우 대리점에 방문했다가 은행에 하소연을 하러 오는 고객도 많다고 전해졌다. 은행에 와서 유심 관련 문의를 한다든가, SKT 대리점에 대한 불만을 창구 직원에게 털어놓는 것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 근처에 SK텔레콤 대리점이 있는데, 대리점에 방문했다가 유심을 바꾸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에 와 불만을 토로하고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객들에게 유심 관련 은행의 조치들을 안내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들은 본인 인증 강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등을 통해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SK텔레콤 가입자가 인증서를 발급하거나 주요 금융거래를 할 때 화상 얼굴 인식 단계를 추가 도입했다. 신한·하나·우리은행도 기존에 등록된 휴대기기 외 다른 기기에서 전자금융거래가 발생하면 얼굴 인증을 요구하거나 FDS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FDS 고도화와 함께 얼굴 인증 범위 확대를 검토 중이다. 유심 관련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건은 우선 모니터링하고 고객에게 직접 전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협업해 비상대응회의를 여는 등 피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사고 발생 시 즉각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대응 현황을 공유하고 연락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업계와 비상대응본부를 꾸려 금융권의 대응 현황과 특이 사항을 매일 보고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