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쇼핑하라는 거냐?”…CVC 털렸는데 ‘10개월 무이자’ 보상안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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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고객 297만명 중 28만명만 ‘내년 연회비 면제’
무료 제공 서비스도 월 1300원 수준…“정보만 털렸다”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최대 297만 명의 개인정보 및 결제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를 찾은 이용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5.9.19/뉴스1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최대 297만 명의 개인정보 및 결제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를 찾은 이용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5.9.19/뉴스1
롯데카드가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와 관련해 ‘10개월 무이자 할부’, ‘내년 연회비 면제’ 등 보상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피해 고객들은 실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며, 피해 규모 대비 보상안이 너무 미흡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고객 보상 방안으로 △10개월 무이자 할부 제공 △내년 연회비 면제 △금융피해 보상서비스(크레디트케어) 및 카드사용 알림서비스 무료 제공 등을 내놨다.

이에 피해 고객들은 이번 사태로 발생한 피해 규모에 비해 보상이 너무 미미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롯데카드가 터트린 피해 정도면 최소한 2~3년간 연회비를 면제해 줘도 될까 말까인데 어느 부분이 보상인 거냐”며 “소금 생각이 난다. 너무 짜다”고 했다.

롯데카드가 제시한 보상안에 따르면 ‘차년도 연회비 면제’ 보상안은 전체 회원 297만명 중 약 28만 명만 적용 대상이다.

이들은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앞 2자리, 카드 유효기간, CVC 등 주요 카드 정보와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함께 유출된 이들로, 부정 사용으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어 카드 재발급이 권장됐다. 유출 규모에 비해 실제 혜택을 받는 고객은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셈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대규모 해킹 피해 롯데카드 현장조사’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19/뉴스1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대규모 해킹 피해 롯데카드 현장조사’에서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19/뉴스1
롯데카드가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힌 ‘크레딧케어’ 서비스와 카드사용알림 서비스도 각각 월 990원, 월 300원 수준으로, 총 월 1300원 수준에 불과하다. 해당 보상은 올해 연말까지만 제공된다.10개월 무이자 할부를 주요 보상으로 내놓은 것 또한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롯데카드 측은 무이자 할부 기간을 10개월로 설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 “회사의 손익에는 관계없이 고객의 결제나 상환 부담이 없도록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고, 업계에서 제공하지 않는 무이자 10개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롯데카드의 체크카드만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은 연회비 면제나 무이자 할부 같은 보상안조차도 적용받을 수 없다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CVC부터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결제가상번호까지 모두 유출됐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체크카드만 보유 중인 고객들은 정보만 털렸다”며 연회비 면제, 10개월 무이자 할부 등 신용카드 위주 보상안에 체크카드 피해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4월 비슷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를 겪은 SK텔레콤(017670)의 경우 사이버 침해 사고에 따른 보상 조치의 하나로 위약금 면제, 통신 요금 50% 할인, 5개월간 매월 데이터 50GB 제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외에도 스타벅스와 파리바게뜨, 도미노피자 등 3개 제휴사에서 커피 무료 쿠폰부터 50~60% 할인을 제공하는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

롯데카드 측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향후 5년간 1100억 원의 정보 보호 투자를 약속하는 등 재발 방지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IT 예산 대비 정보보호 예산 비중을 업계 최고 수준인 15%까지 확대하겠다”며 “이를 통해 자체 보안관제 체계를 구축하여 24시간 실시간 통합보안 관제 체계를 강화하고, 전담 레드팀을 신설해 해커의 침입을 가정한 예방 활동을 상시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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