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SMR 수출동맹 “3, 4개국 공동진출 검토”

6 days ago 5

SMR 건설사업 지원-자금 조달 등
‘시너지 극대화’ 수출 협력체 구축
李, 트럼프 만나 군함건조 후속협의
나토와‘조달협정’위한 협상 선언도

나토 만찬서 트럼프와 대화하는 李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던 군용 선박 건조와 관련한 후속 협의를 가졌다”며 “양 정상은 구체 방안 검토를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앙카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나토 만찬서 트럼프와 대화하는 李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했던 군용 선박 건조와 관련한 후속 협의를 가졌다”며 “양 정상은 구체 방안 검토를 위한 실무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앙카라=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이 인도태평양 지역 등 제3국 원자력발전소 시장 진출을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출 협력체를 구축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각국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미일이 차세대 원전 기술인 SMR ‘수출 동맹’ 체제를 출범시키기로 한 것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7일(현지 시간)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고 SMR 배치에 관한 협력각서(MOC)에 공식 서명했다. MOC에는 SMR 건설 사업 지원, 3국 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 사업 자금 조달, 기술·연료·장비 지원 등이 담겼다.

외교부와 미 국무부는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 각각의 강점을 지닌 3국이 원자력 산업 간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원전 설계 기술과 한국의 건설 시공 역량, 일본의 소재·부품 등 각국의 강점을 모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 중국이 ‘원전 굴기(崛起)’에 나서면서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이 가속화된 가운데 한미일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정부는 인태 지역에서 SMR 도입을 희망하는 3, 4개국을 염두에 두고 미일과 수출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등은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 주최로 열린 환영 만찬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군용 선박 건조와 관련한 후속 협의를 가졌다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겠느냐”고 요청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3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요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우수한 선박 제조 역량을 가진 한국 기업에 대해 소개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양 정상은 구체 방안 검토를 위해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했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최근 한국 조선업계에 전투함과 급유함의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공식적으로 문의하며 조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한-나토 간 ‘방산 공급망 구축’을 논의하고, 조달 기본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나토와의 무기 표준화 등을 통해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의 원인으로 꼽히는 ‘나토 동맹의 장벽’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美 원전설계 - 韓 시공능력 - 日 소부장 ‘SMR 공동수출’로 中 원전굴기 맞대응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에너지 패권 연합전선
정부차원 규제 완화도 추진될듯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3국 외교 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앙카라=AP 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가진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3국 외교 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앙카라=AP 뉴시스
한미일 3국이 7일(현지 시간) 외교장관회의에서 차세대 전력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공동 수출 협력에 합의한 것은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에 대한 공동 대응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한미일이 SMR 공동 수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 미국이 가진 원전 설계 기술과 한국의 건설 시공 능력, 일본의 부품 장비 조달력을 합하면 새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미 외교부는 이날 3국이 체결한 SMR 협력각서(MOC)에 대해 “3국 간 조율된 협력은 한미일 기업들이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더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SMR 관련 한미일 간 협력은 민간기업 위주로 진행됐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제작 기간이 짧고 안전하며 대형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세울 수 있어 AI 시대 차세대 전력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은 미국, 일본 법인이 추진하는 SMR 관련 사업에 참여해 왔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SMR 수요가 늘고 정부 차원의 협력이 필요해지면서 한미일은 수개월 전부터 이번 각서 체결을 위해 계속 협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서명식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중 하나는 에너지 안보”라며 “(이번 MOC 체결은) 여러 면에서 매우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비용 효과적인 방식으로 우리 경제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 관련 인허가 단축과 규제 수위 완화 등도 추진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원전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4분의 1에 불과한 원전 건설 비용을 앞세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 대거 진출한 중국의 ‘원전 굴기’에 공동 대응하려는 측면도 있다. 2030년에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원전 설비 용량을 넘어 원자력 패권을 장악하고 에너지 안보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차세대 원전인 SMR 시장에서는 미국이 동맹국인 한일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SMR이 대규모로 보급되면 2050년에는 전 세계 원전 설비가 현재의 약 3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미일 외교장관은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는 온도차를 드러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어제(6일)의 미사일 발사(중국 SLBM 시험발사)에 대해서도 3국 간에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교부 공식 발표문에는 중국이나 SLBM에 대한 언급 없이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노력을 지속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앙카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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