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출판·관광·전통·콘텐츠 등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핵심 기관장의 공석이 길어지고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에 K콘텐츠가 다시금 주목 받는 시기에 수장의 긴 공백으로 직원들은 새로운 업무를 추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4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문체부 산하 33개 공공기관 중 현재 주요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직무대행인 곳은 수두룩하다.
한국관광공사는 김장실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총선 출마로 중도 사퇴한 후 1년 7개월째 공석 상태다. 여기에 소속 기관장과 예술단체장까지 합하면 그야말로 줄줄이 답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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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현재 공석인 기관을 보면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세종학당재단 △국립국어원 △국립국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의전당 △서울예술단 등 수개월째 후임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김장실 전 사장이 지난해 1월 총선 출마를 이유로 중도 사퇴한 뒤 무려 20개월째 대행 체제다. 이재명 정부는 ‘방한 외래 관광객 3000만’을 정책 목표로 내걸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3일 ‘케이-관광 혁신 전담팀(TF)’을 공식 출범하고 “방한 관광의 질적 성장과 지역 균형 발전, 주민과 소상공인이 함께 누리는 관광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송·웹툰·게임 등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을 관장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도 조현래 전 원장이 지난해 9월 퇴임한 뒤 1년 가까이 수장이 비어 있다. 세종학당재단은 지난해 9월,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10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전임이 물러났지만 후임은 미정이다.
모두 한류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들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현장 지원 및 정책 예산 운영 및 역점 사업 방향 설정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임기를 마친 기관장들의 퇴임도 계속될 예정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자로 취임 한달을 넘은 만큼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K컬처 300조 원 시장 및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술계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문체부 산하 공공·소속기관은 모두 핵심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로 문화예술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유인촌 전 장관 시절 발표했던 국립예술단체장 개방형 공개 모집 선발 적용 여부에 대해서도 정부 방향을 정리해야 한다. 케데헌 열풍에 노 저을 타이밍인 만큼 서둘러 인선을 마무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