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줄어도 교육 수요는 늘어"…교원·학부모, 교부금 개편 반대

2 hours ago 3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 3단체 관계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개편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 3단체 관계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개편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 제공

교원단체와 학부모 시민단체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논의에 반대하며 공교육 재정에 대한 국가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학생 수 감소만을 근거로 교부금을 줄일 경우 특수교육·돌봄·기초학력 지원·상담·노후시설 개선 등 학교의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재정 배분 기준도 학생 수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교육 수요와 교육권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교원 3단체는 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공동 입장문을 통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단순한 예산 배분 장치가 아니라 전국 모든 학생에게 기본적인 교육 여건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책임의 제도적 기반”이라고 지적했다.

교원 3단체 "학생 수 아닌 교육 수요 반영해야”

특히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교 운영에 필요한 기본 비용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학생 수가 감소하더라도 학교는 계속 운영돼야 하고, 학급은 물론 급식실과 도서관, 과학실, 돌봄교실, 상담실, 특수학급 등 학교의 시설과 기능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교육재정이 충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운영비와 교육활동비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며 “예산 부족은 수업 지원, 체험활동, 시설 개선, 급식과 안전 예산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육청 기금 역시 남는 돈이 아니라 세수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판”이라며 “이미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원단체는 교부금 축소 논의 중단 촉구와 함께 재정 체계 개편 방향도 제시했다. 이들은 “늘봄학교, 디지털교육, 기초학력 보장, 학생맞춤통합지원 등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사업은 기존 초·중등교육 교부금에서 충당하지 말고 별도 국가재정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정책은 중앙정부가 발표하고 부담은 학교가 떠안는 방식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유아교육에 필요한 재정을 초·중등교육 재정으로 충당해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했다. 세 교원단체는 “필요한 재정은 별도 국가재정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초·중등교육 교부금을 다른 교육 분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부금 산정 기준 역시 학생 수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교육 수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교 수와 학급 수, 지역교육 기반, 특수교육, 기초학력, 노후시설, 안전, 교사 정원과 교육지원 인력 등 학교 운영에 필요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교육청이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학부모단체 "내국세 연동해 미래 교육에 써야"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학무상화평준화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개편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후문에서 서울교육단체협의회,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대학무상화평준화운동본부 회원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개편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같은 날 학부모·시민단체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재정 축소 논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오늘의 학교는 기초학력·마음건강·돌봄·특수교육·다문화·디지털과 AI·기후위기 대응·학교폭력 예방·안전한 공간을 함께 책임지는 공공 인프라”라며 “줄어드는 것은 머릿수일 뿐 결코 학생 한 명의 삶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내국세 연동 폐지가 사실상 교육재정 자동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행처럼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배분하는 정률 연동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단체는 “내국세 연동을 없애고 학령인구 감소율을 산식에 반영하는 방식은 교육재정을 경기와 인구 변화에 좌우되는 불안정한 재원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95% 하한선에 대해서는 “안전장치가 아니라 매년 최대 5%씩 깎아도 된다는 허가”라며 “‘95% 보장’이라는 말 뒤에 숨은 진실은 ‘매년 5% 삭감 가능성’”이라고 비판했다.

초과 교부금을 재정당국이 회수하는 방식에도 반대했다. 이들은 “초과 교부금을 재정당국이 회수하지 말고 교육현장이 결정하는 ‘미래교육 투자기금’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금은 공립유치원 확충, 노후학교 개선, 과밀학급 해소, 특수교육, 마음건강, 기초학력, 디지털·AI 교육, 기후위기 대응 등에 사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교육분야를 취재합니다. 교육 현장, 정책 관련 제보는 언제나 환영합니다. capital@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