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서초사옥' 공실 우려에…NH올원리츠 "헬스케어로 가치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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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NH올원리츠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저렴하게 매입했지만 향후 공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기존 임차인인 하이트진로의 퇴거로 공실률이 높아지면 건물 가치가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다만 NH올원리츠는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건강검진 센터’나 ‘헬스케어 관련 시설’로 리모델링하면 신규 임차인을 충분히 채워넣을 수 있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사진=김성수 기자)

NH올원리츠, 평당 약 2900만원…강남 평균보다 ‘저렴’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올원리츠는 신규 자(子)리츠인 NH제9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NH9호)를 설립하고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지난 14일 매입 완료(딜클로징)했다. 매매금액은 2400억원으로, 3.3㎡(평)당 2893만원이다.

이 금액은 지난 1분기 서울 강남권역(GBD) 평균 거래가격보다 저렴하다. 국내 상업용부동산 종합 서비스기업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서울 GBD 오피스 평당 평균 거래가격은 3718만원이다.

NH올원리츠는 NH농협그룹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플랫폼이다. 오피스, 물류센터로 구성된 코어플러스 급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다.

NH올원리츠가 기존에 보유한 자산은 △오피스 분당스퀘어(비전월드 주차장 포함) △오피스 에이원(A1)타워 당산(NH3호리츠(당산)) △도지물류센터(NH5호리츠) △리테일 엔스퀘어(NH7호리츠(NH리테일제1호펀드)) △오피스 에이원(A1)타워 금남로(NH7호리츠) △오피스 에이원(A1)타워 광주역(NH7호리츠) 등이다.

여기에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자리츠 ‘NH9호’가 추가됐다. NH9호 자산구조는 △보통주 850억원 △대출 1710억원(선순위 1510억원(쿠폰금리 3.94%), 중순위 200억원(쿠폰금리 5.50%)으로 구성돼 있다.

선순위, 후순위 대출 만기는 모두 오는 2027년 5월이다.

NH올원리츠 투자 구조 (자료=NH올원리츠)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45-14번지 일원에 있으며 지하 3층~지상 18층, 연면적 3만7076.46㎡(1만1215.63평) 규모다. 거래된 자산은 이 중 지상 6~17층, 연면적 2만1582.44㎡(6528.69평) 규모다.

건물의 나머지 면적은 소유자가 각기 다르다. NH올원리츠가 이 건물을 매입한 시점에서 계산한 캡레이트인 ‘이니셜 캡레이트’는 5.45%다.

매도자는 KB자산운용(KB와이즈스타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2호)이다. 해당 건은 KB자산운용이 지난 2022년 9월 한 차례 매각 실패한 후 다시 시도해서 딜클로징한 건이다.

앞서 KB자산운용은 이 건물을 지난 2020년 4월 2280억원(3.3㎡당 2800만원 선)에 매입했었다. KB자산운용이 소유한 매각 대상 자산은 지상 6~17층, 연면적 2만1582.44㎡(6528.69평)다. 건물의 나머지 면적은 소유자가 각기 다르다.

당초 KB자산운용은 건물을 매입한지 2년 남짓 지난 2022년 9월 컬리어스, 애비슨영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에 나섰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부동산 매수심리도 얼어붙었다.

이에 KB자산운용은 급하게 팔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시점을 잡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 결과 최근 NH올원리츠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 것.

임대차계약 2032년 6월 만기…하이트진로 퇴거 위험

다만 KB자산운용의 이번 매각 사례를 비춰볼 때 NH올원리츠가 향후 공실로 건물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자산운용은 임차인인 하이트진로의 잔여 임대차 기간이 7년 이상(임대차계약 2032년 6월 28일까지) 남아있었는데도 매각에 성공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향후 NH올원리츠가 매각할 시점에는 잔여 임대차 기간이 이보다 더 짧아진다.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사업 (자료=서울시)

게다가 오는 2032년이 되면 서울에 대규모 오피스가 공급될 전망이다. 임대차계약 만기가 되면 하이트진로가 신축 오피스로 이전하기 위해 기존 건물에서 퇴거하거나, NH올원리츠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서리풀 복합시설 개발사업’은 오는 7월 착공이 목표며 2030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사업이 끝나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약 59만8405.5㎡(약 18만1335평) 규모 오피스와 공연장, 박물관 등을 갖춘 ‘친환경 문화·업무 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서울 도심권역(CBD)에도 오피스가 여럿 공급된다. 대표적으로 옛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일원을 재개발한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는 오는 7월 착공 목표며 2031년 준공 예정이다. 인근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도 통합 개발 중이다.

‘이오타 서울’은 서울역 도보권에 위치한 최대 복합단지다. 고급 오피스, 국내 최초 6성급 호텔, 글로벌 리테일 브랜드로 구성됐으며 지상 39층, 연면적 약 46만㎡(13만9000평) 규모 3개 빌딩이 들어선다.

이밖에도 서울 도심권역에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세운 재정비촉진구역 등에 대규모 프라임급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6지구(중구 수표동 35-10번지 일대)에는 지하 6층~지상 17층 규모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시행사는 우림에이엠씨,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며 내년 준공 예정이다.

서울 중구 세운 재정비촉진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3-3구역, 3-9구역을 비롯한 을지로 일대에는 지상 32층~41층 규모 프라임급 오피스 5개동이 신축된다. NH올원리츠가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공실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NH올원리츠는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다. 하이트진로와의 임대차계약이 13년 전 체결됐기 때문에 현재 임대료가 주변 업무시설 임대료 시세의 85% 수준으로 저렴하고, 강남 핵심권역과 비교하면 60~70%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운용 전략 (자료=NH올원리츠)

향후 NH올원리츠가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건강검진 센터’나 ‘헬스케어 관련 시설’로 리모델링하면 신규 임차인을 충분히 채워넣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중 NH농협리츠운용 리츠사업본부 본부장은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건물은 바로 앞에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이 있어서 수도권 광역교통망 접근성이 우수하고, 주변에도 병원이 상당히 많다”며 “현 시점 기준으로 헬스케어 시설에 대한 임차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용도변경 가능한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계층과 노년층을 겨냥한 헬스케어 검진·요양시설을 만들면 자산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운용기간 예비비를 확보해서 용도변경(컨버젼) 및 시설투자로 환경을 개선한 다음 밸류업(가치 상승) 시키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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