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학생 시위대 요구를 들어줄 수 없는 진짜 이유[딥다이브]

23 hours ago 3

고등학생 시위대는 거리를 점령했고, 국채 금리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대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적 불안마저 커지는 나라, 바로 프랑스 얘기죠.수십 년 동안 지켜온 ‘고복지’ 체제가 한계에 부딪힌 프랑스. 재정위기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면 고통스러운 개혁이 필요하지만, 그에 대한 반발이 너무 거센데요. 설마 이대로 프랑스가 과거 그리스의 길을 따르게 될까요. 프랑스 재정위기를 들여다보겠습니다. 10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학교 예산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의 모습. AP 뉴시스 *이 기사는 10월 14일(수요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애들 공부시킬 돈이 부족하다 13일 프랑스 전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학생 시위가 열렸습니다. 낡아서 물이 새는 학교 건물, 대체 교사 부족으로 교사 없이 진행되는 수업, 과밀한 학급과 역대 최저로 추락한 읽기·과학 학업성취도. 무너져가는 공교육 현장을 살려달라며 시위대는 이렇게 요구하죠. “학교 긴급 예산 100억 유로(약 15조원)를 투입하라.”이 시위가 시작된 지 벌써 4주째. 제대로 된 교육을 받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는 누가 봐도 정당하고요. 이제 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달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하지만 12일 마크롱 대통령이 내놓은 발언은 “시간과 협의, 논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뿐. 누구도 교육 예산을 늘리겠노라 약속하지 못합니다. 왜? 그럴 방법이 없거든요.정부가 교육 예산을 증액하려면 방법은 세 가지 정도죠. ①빚을 더 내거나(국채 발행) ②세금을 더 걷거나(증세) ③다른 예산을 깎거나. 그런데 셋 다 어렵습니다.①일단 프랑스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19%. 1946년 이후 80년 만에 최고입니다. 통상 이 비율이 120%를 넘으면 채권시장에선 ‘위험한 나라’로 분류되는데요. 프랑스는 그 한계선에 거의 다다른 거죠. 프랑스 국채 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은 이유인데요. 프랑스 정부로선 어떻게든 재정적자를 줄여서, 채권시장을 안심시키는 게 급선무입니다. 여기서 빚을 더 늘리는 건 안 돼요. 자칫 국가 신용등급마저 위험할 수 있다고요. 10월 13일 파리에서 학교 예산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AP 뉴시스 ②그럼, 세금을 더 걷...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