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풍납미성아파트가 최고 23층, 413가구로 재건축된다. 문화재 보존 문제로 오랜 기간 정비사업에서 소외됐던 풍납동에서도 재건축 밑그림을 마련한 사례가 나오면서 일대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송파구는 ‘풍납미성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다음달 30일까지 진행한다. 풍납미성은 1985년에 최고 11층, 275가구로 준공됐다. 한강 변에 있는 데다 용적률이 167%에 불과해 재건축 ‘숨은 진주’로 불렸다.
하지만 풍납토성 내에 있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국가유산보호구역 인근에서 진행하는 개발 행위는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이 허들을 넘으면서 재건축 길이 열렸다. 한강과 수도권지하철 8호선 접근성이 좋고, 서울아산병원도 가까워 개발 후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람안에 따르면 풍납미성은 최고 23층, 413가구(임대주택 33가구 포함)로 재탄생한다. 추정비례율(개발이익률·정비사업 후 자산가치를 종전 자산가치로 나눈 비율)은 101.82%로 추산됐다. 채갑식 풍납미성 재건축 추진준비위원장은 “내년 초 조합설립을 한 뒤 시공사 선정 등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재건축에 대한 주민 열의가 높아 이주 등 절차는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풍납동 일대 다른 단지도 재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풍납강변현대가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동아한가람(1995년 준공)과 한강극동(1995년), 씨티극동(1998년), 신성노바빌(2000년) 등의 재건축 연한도 점차 다가오고 있다. 다만 동아한가람이나 신성노바빌 등은 용적률이 현재 300%를 넘어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용적이양제의 수혜지가 풍납동 일대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용적이양제란 문화재 규제 등 이유로 주어진 용적률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업장이 다른 개발현장에 용적률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풍납토성 일대는 문화재 보존 정도 등에 따라 5개 권역으로 나뉘는데, 문화재 존재 가능성이 높은 3권역 이하 지역이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