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서초 송파 40%대까지 하락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
집값 상승속도 전세가 못따라잡아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세가격도 오르는 추세이지만 매매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1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강남구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40.39%를 기록했다. 서초구는 44.84%, 송파구는 42.79%를 기록했는데 3구 모두 KB부동산이 구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래로 가장 낲은 수치다. 용산구의 전세가율도 42.97%로 전체 25개구 중에서 3번째로 낮았다.
5월 서울 전체 아파트 전세가율은 53.37%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시내 자치구 12곳이 전월보다 낮아졌는데 양천구(49.5%), 성동구(50.11%), 강동구(50.08%) 등이 평균 대비 낮은 전세가율을 보였다.
전세가율이 40%대 초반으로 뚜렷하게 낮은 강남3구 및 용산구는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3월 확대 재지정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지역 집값은 토허제 해제 이후 급등한 뒤 확대 재지정 이후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강남구 압구정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용산구 이촌동, 한남동 등에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압구정 현대 1·2차 전용면적 198㎡는 지난 4월 10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3월 기록했던 최고가(94억원)대비 한 달 만에 11억원 비싸게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는 56억5000만원에,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37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 지역의 매매가격의 상승률은 전세가격을 월등히 앞지르고 있다. KB부동산 기준 5월 서초, 강남, 송파구의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4%, 1.76%, 0.81% 상승했다. 반면 전세가격은 서초와 강남이 각각 0.34%, 0.25% 오르는 데 그쳤고 송파는 오히려 0.23% 하락했다.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매매·전세가격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세부적인 원인도 있다. 우선 이들 지역에선 신축뿐만 아니라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의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데, 재건축 단지들은 정주여건이 열악해 전세가격은 약세를 보인다. 다른 하나는 토허제 지정 이후 갭투자가 막혀 신규 전세계약이 다소 줄었기 때문이다. 전세 보증금을 5% 이내로밖에 올리지 못하는 갱신 계약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평균 전세가격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 토허제 지정 전 이미 갭을 낀 가구에서 신규 계약이 있긴 하지만 갭투자가 가능했던 시기에 비해선 여전히 적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