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업 품질경영 실태조사]
국내 품질경영 실태조사 좌담회
한국표준협회, 14일 열띤 토론… 디지털 품질경영 모델 활용
“AI-빅데이터-IoT 기술 적용해… 품질관리 4.0 체계 구축 필수
오픈퀄리티, 공통언어化 필요… 정부-업계의 마중물 역할 강화”
국내 산업의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품질경영 디지털 전환이 성공하려면 품질 전문 인력의 데이터 역량 강화와 공유 플랫폼 구축, 그리고 고객 관리 지능화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표준협회(회장 문동민) DT센터에서 열린 ‘국내산업 품질경영 실태조사 산·학·연 좌담회’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국내 산업이 우위를 차지하려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첨단 디지털 기술을 모든 품질관리 과정에 적용하는 ‘품질 4.0 체계’ 구축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담회에는 문동민 회장을 비롯해 신상범 국방기술품질원장, 진종욱 한국자동차연구원장, 김학상 삼성전자 부사장, 홍승태 SK텔레콤 실장,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김연성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임성욱 대진대 데이터경영산업공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국내 산업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 배경과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문동민 회장=산업표준화법에 따른 품질경영 추진본부인 한국표준협회는 시대에 맞는 품질경영 개념을 정립하고 품질 경쟁력 측정을 위해 디지털 품질경영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산업 현황은 물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품질경영 활성화를 위한 정책 의제와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2년마다 품질경영 실태를 조사한다.
제조(기계·전기·전자, 화학·융합, 바이오·헬스·식품, 건설·환경) 서비스업(도소매업, 운송·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공공·행정) 700여 개사와 품질경영 전문가 50인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 결과 분야별 산업 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하고 디지털 품질 리더를 육성하며 디지털 품질경영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기업의 품질경영 현황은 어떠한가.▽김학상 부사장=삼성전자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AI 기술 기반 품질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있다. 품질 빅데이터를 실시간 통합 분석해 품질 리스크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AI 기술을 적용한 융복합 제품, 신소재 개발과 제조공법 변화에 따른 잠재적 리스크가 무엇인지 단계별로 검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대표이사가 주관하는 품질혁신위원회를 매월 운영해 품질경영 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홍승태 실장=SK텔레콤은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품질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에 최적화한 5G 기지국으로 통신 품질을 높이고, 스팸과 스미싱 위협에서 고객을 보호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수집된 정보를 AI 기술로 종합 분석해 고객을 더욱 다면적으로 이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는 고객 최적화 서비스의 시작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I를 전방위적으로 적용해 고객 경험(CX)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연구기관은 품질경영에 어떻게 대응하며, 이를 지원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신상범 원장=국방기술품질원은 40년간 축적한 군수품 품질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 생성형 AI 학습에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한 품질 보증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 통합 관리 및 품질 정보 분석 고도화를 통한 군수 반도체 및 첨단 무기 체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품질 인증과 표준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제도를 개선하고 군(軍)과의 협력을 강화해 방위산업 전반의 품질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진종욱 원장=자율주행차, 전기차 같은 ‘미래 차’ 활용이 늘어나면서 제조 품질뿐만 아니라 설계 품질의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차세대 자동차 품질 검증을 위한 데이터 기반 기술 개발과 실증을 추진 중이다. 중소 협력사의 품질 향상을 위해 신기술 검증 표준을 개발하고 더 깊이 있는 기술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전반의 품질 혁신을 꾀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기술 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학계가 보는 품질경영의 중요성과 디지털 전환 확산 방안은 무엇인가.
▽신완선 교수=실태 조사를 통해 국내 산업의 디지털 품질경영 수준과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확인했다. 학계는 산업별 디지털 품질 수준을 진단하고 맞춤형 개선안을 정부와 기업에 제안해야 한다. 투명성을 토대로 AI와 각종 센서를 활용해 품질 향상을 추구하는 통합 품질 혁신 방법론인 오픈 퀄리티 개념을 각 산업에 공통 언어로 전파해야 할 시점이다.
▽김연성 교수=AI 대전환기를 맞아 품질경영을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 품질관리를 구현해야 한다. 기업은 최고경영자 리더십 발휘, 품질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품질 인력 전문성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과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학계는 지속적인 품질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품질 혁신 콘텐츠 제공과 현장에 적용 가능한 우수 사례 개발 및 확산에 힘써야 한다.
―한국표준협회의 품질경영 활성화와 진흥 방안은….
▽문동민 회장=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사회적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이 성장해야 할 분야를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디지털 경험(DX)과 AI 트렌드에 기반한 품질경영 수준을 진단하고 디지털 인재 양성 및 AI+ 또는 ISO 42001 같은 AI 경영시스템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고객경험지수(DCXI) 모델 개발, 국가 품질 정부 포상, 표준화 연계 등도 지원한다. 품질경영 고도화를 위한 정부와 산업계 사이의 마중물 역할을 더 확대함으로써 국내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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