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급망 독립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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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남 광양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 대형 세탁기처럼 생긴 은색 원료 용해 탱크가 ‘탕탕’ 소리를 내며 쉼 없이 돌아갔다. 60㎥짜리 탱크에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이 강한 산성 용액에 녹은 채로 담겨 있었다. 용액은 파이프라인을 따라 이동했다. 침전물을 말려 분말 형태로 만드는 공정 등이 이어졌다. 그렇게 출하장에 이르자 니켈 비중이 86%에 이르는 하이니켈 배터리 양극재용 전구체가 완성됐다.

포스코퓨처엠이 연간 전구체 4만5000t(전기차 50만 대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이날 완공했다. 중국에 의존하던 것에서 벗어나 ‘전구체 독립’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그룹은 원료부터 양극재까지 독자적인 배터리 공급망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전구체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배합해 만드는 중간 원료다. 양극재 원가의 70%를 차지한다. 금속성 원자재가 원료여서 광산이 많은 중국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 1분기 전구체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국내 일부 기업이 전구체를 생산하지만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포스코퓨처엠이 전구체 독립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중국산 전구체로 제작한 배터리에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을 전구체에도 적용하고 있다. 중국산 전구체를 사용하면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포스코퓨처엠은 2022년 12월부터 2년6개월에 걸쳐 전구체 공장을 지었다. 총 3400억원을 투자해 광양 율촌산업단지 내에 2만2400㎡ 면적으로 조성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에 리튬을 섞어 양극재로 만든 뒤 미국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세운 얼티엄셀즈의 오하이오·테네시 공장 등으로 향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자체 원자재 공급망도 확보했다.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호주 등에서 조달한 니켈과 리튬 등을 주로 활용한다. 폐배터리에서 원료를 추출해 활용하는 비율도 높이고 있다. 엄 사장은 “광양 전구체 공장은 국내 배터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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